서울에서 개인파산을 신청한 시민 10명 중 6명가량이 60대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층의 소득 기반이 무너진 데다 의료비와 주거비 부담까지 겹치면서 이른바 ‘노후 파산’이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시복지재단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가 10일 발표한 ‘2025년 개인 파산면책 지원 실태’에 따르면 지난해 센터에 접수된 개인파산 신청 유효 데이터 1192건 중 60대 이상은 691명으로 전체의 58.0%를 차지했다. 50대까지 포함하면 비중은 83.1%에 달했다. 연령대별로는 60대가 36.5%로 가장 많았고 이어 50대 25.1%, 70대 이상이 21.5%였다.
재파산도 고령층에 집중됐다. 전체 신청자 중 재파산자는 126명으로 10.6%를 차지했는데 이 가운데 69.0%가 60대 이상이다. 고령층일수록 경제적으로 다시 일어서기 어려운 구조가 고착화하고 있다는 뜻이다.
신청자의 생활 여건도 취약했다. 전체의 86.2%는 기초생활수급자였고 1인 가구 비중은 70.4%에 달했다. 무직 상태인 신청자는 84.6%였으며, 60대 이상에서는 이 비율이 88.2%까지 올라갔다. 일자리가 있는 경우에도 상당수가 일용직 또는 단기직에 머문 것으로 조사됐다.
채무가 불어난 가장 큰 이유는 생활비 부족이었다. 채무 발생 원인으로 생활비 부족을 꼽은 비율이 79.5%로 가장 높았다. 채무 상환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계기로는 ‘원리금이 소득을 초과한 경우’가 89.8%로 압도적이었다. 특히 질병과 입원이 방아쇠가 된 사례는 30.2%로 2023년보다 5.9%포인트 늘었다. 고령층에서는 주거비와 의료비 부담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빚 규모도 컸다. 신청자의 평균 총채무액은 2억8700만원이었다. 60대 이상 평균 채무액은 3억9400만원으로 전체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고령층일수록 장기간 누적된 부채와 이자 부담이 채무 규모를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센터는 2013년 7월 문을 연 이후 지금까지 서울 시민 1만4610명의 악성부채 3조9320억원에 대한 법률적 면책을 지원했다. 서울시복지재단 관계자는 “고령층 파산은 단순한 개인 실패가 아니라 소득 상실과 돌봄 공백, 의료 부담이 겹친 구조적 문제”라며 “금융취약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