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00달러 넘자 美 다우지수 1.7%↓

입력 2026-03-09 23:10
수정 2026-03-09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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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한 9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인플레이션과 경제성장 침체에 대한 우려로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하며 출발했다.

동부 표준시로 오전 10시에 다우존스 산업평균은 약 1.7% 급락했다. S&P500과 나스닥 종합도 각각 1.3%, 1.2%씩 내렸다.

월가의 공포 지표로 불리는 Cboe변동성지수(VIX)는 작년 4월 트럼프의 상호관세 발표 이후 처음으로 30을 넘어섰다.

채권 가격도 하락을 지속, 이 날 10년 만기 미국채 수익률은 3베이시스포인트(1bp=0.01%) 오른 4.17%를 기록하며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채권 가격과 수익률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이 날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동부 시간으로 이른 아침 시간에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WTI가 100달러를 넘은 것을 지난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이후 처음이다. 전 날 야간 거래에서는 한 때 119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WTI 가격은 올해초만해도 배럴당 60달러 미만에 거래됐으나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며 순식간에 폭등했다. 동부 시간으로 오전 10시에 WTI는 13% 오른 103달러, 국제 벤치마크 브렌트유는 10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주요 중동 산유국들이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로 석유를 선적할 배를 찾지 못한데 따른 것이다. 이라크의 경우 생산량을 거의 70%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심화되면서 시장 참가자들은 연방준비제도의 다음 0.25%포인트 금리 인하가 9월 이후에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인플레이션과 성장 침체가 동시에 진행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가 이 날 G7 관계자들이 전략 비축유 사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유가는 장중 최고치에서 하락했다.

월가에서는 전쟁이 신속하게 해결되고 유가가 하락하지 않는 한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 날 저녁 “유가 상승은 이란의 핵 위협을 제거하는데 매우 작은 대가”라고 글을 올린 후 유가 상승이 가속화됐다.

한편 이란이 사망한 하메네이의 아들인 모즈타바를 새 최고 지도자로 지명함에 따라 미국과 이스라엘과의 전쟁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지속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야데니 리서치의 최고 투자 전략가인 에드 야데니는 ”투자자들이 1970년대와 같은 스태그플레이션 시나리오를 예상하기 시작한다면 약세장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야데니는 그러나 전쟁이 몇 주 안에 해결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으며, 기본 시나리오는 여전히 "기술 주도형 경제 호황과 강세장"이라고 밝혔다.

경기 둔화 우려로 금융주와 산업주가 장 초반 하락세를 주도했다. 방산주와 에너지주만이 유일하게 상승세를 보였다.

맥쿼리 그룹의 티에리 위즈먼은 "미국과 이란의 전쟁은 에너지 충격에 대한 회복력을 시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각국 중앙은행은 2022년 원자재 가격 상승이 소비자 물가 급등을 초래했던 점을 기억할 것이며 이는 금리 정책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덧붙였다.

JP모건 체이스의 트레이딩 데스크에 따르면, 이란 전쟁의 여파로 S&P 500 지수는 최고점 대비 최대 10%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JP모건 의 글로벌 시장 정보 책임자인 앤드류 타일러는 이 날 미국 증시에 대해 "전술적 약세" 전망을 내놓았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