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등 연내 임상 결과 공개…'국산 MASH 치료제' 시대 열리나

입력 2026-03-09 17:17
수정 2026-03-10 00:36
한미약품, 올릭스 등 국내 바이오기업이 개발 중인 대사이상지방간염(MASH)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의 주요 임상시험 결과가 올해 줄줄이 나온다. 한국 기업의 MASH 치료제 시장 공략이 본격화할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한미약품, 임상 결과 임박9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MASH 파이프라인 ‘HM12525A’(물질명 에피노페그듀타이드)의 글로벌 2b상(대규모 테스트 전 효능 검증 단계) 결과가 이르면 이달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약품이 2020년 미국 머크(MSD)에 기술수출한 이 파이프라인은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해 간에 지방이 쌓이는 걸 막는 ‘GLP-1’, 간에서 지방 연소를 촉진하는 ‘글루카곤’의 이중 작용제다. 한미약품은 이 파이프라인에 약효를 장기간 지속시켜주는 자사 기술 ‘랩스커버리’를 적용해 투약 주기를 1주일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연구 중이다.

인슐린 저항성은 췌장에서 분비된 인슐린에 세포가 반응하지 않아 혈당 조절이 안 되는 상태를 말한다.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면 우리 몸은 혈당을 낮추기 위해 인슐린을 과다 분비한다. 이 과정에서 체내 지방 분해가 억제되고 간에 지방이 쌓인다. 잉여 지방이 간으로 유입되면 MASH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MASH 치료제는 대부분 이런 발병 과정의 일부를 개선하는 기전이다.

디앤디파마텍의 MASH 파이프라인 ‘DD01’, 올릭스의 ‘OLX702A’도 올 상반기에 임상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디앤디파마텍은 DD01로 미국에서 2상을 진행 중이며 오는 6월께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종 결과에 앞서 오는 5월께 톱라인(핵심 요약) 데이터를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 올릭스의 OLX702A는 호주에서 1상을 진행해 2분기에 결과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릭스는 작년 2월 글로벌 빅파마 일라이릴리와 최대 6억3000만달러(약 9300억원) 규모의 관련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또 다른 MASH 파이프라인에는 HM15211(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이 있다. 현재 미국과 한국에서 2b상을 진행 중이다. 임상 완료 시점은 오는 7월로 예상된다. 이 파이프라인은 GLP-1과 글루카곤에 더해 GIP 수용체까지 활성화하는 삼중 작용제다. ◇시장 규모 2030년 50조원MASH 치료제 시장은 현재 초기 단계다. 지금까지 FDA에서 승인받은 MASH 치료제는 미국 마드리갈 파마슈티컬스의 ‘레즈디프라’(레즈메티롬),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 두 개가 전부다. 레즈디프라와 위고비의 MASH 치료제 승인도 최근인 2024년, 2025년에 이뤄졌다.

시장조사업체인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미국에서 MASH 특이 치료를 받은 환자는 2024년 기준 1만 명대에 그쳤지만, 앞으로 그 수가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아이큐비아가 추정한 2030년 미국 MASH 환자 수(간 섬유화 정도가 중등도에서 간경변까지 진행된 사람)는 1400만 명에 이른다.

그랜드뷰리서치는 2030년 기준 MASH 치료제 시장 규모가 338억달러로 작년 98억달러에서 3배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MASH 파이프라인의 주요 임상 결과가 상장사인 한미약품, 디앤디파마텍, 올릭스의 주가 상승 트리거(촉매) 역할을 할 전망”이라고 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