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도벨트에 스마트팜 수출…40억명 공략"

입력 2026-03-09 16:57
수정 2026-03-10 13:39

“그간 스마트팜의 미개척 영역이던 적도 벨트를 집중 공략할 것입니다.”

정순태 그린플러스 대표는 9일 인터뷰를 하던 도중 돌연 지도를 펼쳐 들었다.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은 지구의 허리를 두르고 있는 ‘적도 벨트’였다. 정 대표는 “스마트팜 산업의 다음 승부처는 이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40억명 거주 적도 벨트 공략 정 대표는 이날 경기 평택의 그린케이팜에서 한 인터뷰에서 “기후 변화로 적도 벨트에서의 전통적인 농업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린플러스는 국내 스마트팜 시공 능력 평가 1위인 코스닥 업체다.

정 대표가 적도 벨트에 눈을 돌린 이유는 기존의 선진국 시장은 프리바, 봄그룹 등 글로벌 스마트팜 업체가 시장을 선점하고 있어서다. 이에 비해 적도에 있는 국가는 고온 등 날씨 여건으로 미개척지로 남아 있다. 적도 벨트는 적도(위도 0도)를 중심으로 남북 회귀선(남북위 23.5도) 사이에 있는 열대·아열대 지역이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인도, 브라질, 케냐, 나이지리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는 지역이 대부분이다. 전 세계 인구의 절반가량인 40억명이 적도 벨트 지역에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정 대표는 “적도 벨트 국가들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빠르게 늘면서 식품 소비 구조가 바뀌고 있다”며 “특히 토마토, 파프리카 같은 채소와 딸기 등 고부가가치 농산물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린플러스가 적도 벨트 공략을 위해 개발한 핵심 기술은 ‘적외선(IR) 차단 피복제’다. 스마트팜 온실 외벽을 덮는 소재로, 식물의 광합성에 필요한 가시광선은 통과시키고 열을 발생시키는 적외선은 차단하는 기술이 핵심이다. 정 대표는 “태양 에너지의 약 53%인 적외선을 제어하지 못하면 적도 지역에선 온실 내부 온도가 지나치게 올라간다”며 “우리가 개발한 피복제는 적외선을 차단하고 가시광선만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호주·UAE 등 해외 시장 진출그린플러스는 2024년 적도 벨트에 인접한 호주 퀸즐랜드주에 550억원 규모의 첨단 딸기 온실을 구축하는 사업을 수주한 뒤,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올해 상반기엔 UAE에서 적외선 차단 피복제의 실증 테스트를 시행한다. 그린플러스는 동남아시아와 중동, 중남미 등 지역으로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해외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여러가지 시도도 하고 있다. 정 대표는 “국내 스마트팜 기업 약 10곳과 연합체를 구성해 자재와 시공, 운영 전반에서 규모의 경제를 구축하고 있다”고 했다.

복합 환경 제어 기술도 그린플러스의 강점이다. 스마트팜은 온도·습도·이산화탄소 농도·빛·영양분 등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기술이 경쟁력의 핵심이다. 온실 내부에서 환기창과 냉난방 장치, 관수 시스템, 스크린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구현할 수 있다. 정 대표는 “스마트팜은 물리학, 열역학, 화학, 원예학, 광학 등이 결합한 종합 예술”이라며 “선진 업체들과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는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린플러스는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 758억원, 영업이익 4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매출은 1000억원 수준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 대표는 “현재 수주 잔액만 570억원에 달해 올해도 안정적인 성장이 예상된다”며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해 핵심 인력의 인건비를 30% 인상하고 성과 중심의 인사 체계를 도입하는 등 회사 조직도 정비하고 있다”고 했다.

평택=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