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의 박찬운 자문위원장이 9일 자진으로 사의를 밝혔다. 추진단은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 박 위원장은 작년 10월부터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법과 공소청법 등 검찰개혁 관련 입법을 추진했다.
박 자문위원장은 이날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정교한 검토와 합리적 토론 없이 '개혁'이라는 이름만으로 형사사법 체계가 급격히 개편된다면 그 부담과 위험은 결국 국민에게 돌아갈 것으로 우려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자문위원장 임기는 올해 9월 30일까지였다.
박 자문위원장은 "저는 위촉 이전부터 보완수사 폐지에 반대하고 전건송치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해 온 사람"이라며 "분명한 소신을 가진 제가 검찰개혁의 핵심 과제인 형사소송법 개정 작업에 자문을 맡는 것은 중립적 입장에서 법안 준비를 요구받는 추진단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박 자문위원장은 "현재 보완수사권 등을 둘러싼 논의 구조에 대한 우려"도 사의를 밝힌 배경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 형사사법 절차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할 사안"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숙의와 균형 잡힌 토론보다는 감정적 접근이 앞서는 현실을 저는 심각하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제가 개혁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은 직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자유로운 위치에서 제 소신을 여러 통로를 통해 밝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부디 검찰개혁 논의가 검찰권 남용을 방지함과 동시에 국가의 범죄 억지 기능과 실체적 진실 발견이라는 형사사법의 본질적 기능을 훼손하지 않는 방향으로 나아가길 간절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