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오르자 주유소를 운영하는 기업들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일부 종목은 주가수익배율(PER)이 기존 이익 추세를 과도하게 초과하는 수준으로 주가가 치솟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가 상승세에 한달 전 대비 주가 100% 급등9일 코스닥시장에서 주유소주는 줄줄이 상승세를 탔다. 이날 코스닥지수가 4.54% 빠진 것과는 대조적이다. 중앙에너비스는 11.15% 치솟아 3만2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서울 한남동 등에서 주유소 10여곳을 운영하는 이 기업은 한 달 전에 비해 주가가 100.25% 급등했다.
같은날 1.27% 상승한 흥구석유는 한 달 전에 비해 주가가 약 96% 올랐다. 이날 기준 PER은 1863배에 달한다. 이 기업 1년치 순이익의 1860배에 거래되고 있다는 의미다. 단순 계산하면 이 기업이 이익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에 1863년이 걸린다는 셈이다. 이 기업은 대구·경북 일대에서 주유소 14곳을 운영하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이들 기업이 유가 상승세에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휘발유·경유 가격이 오르고 있어서다.
이날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오후 3시30분 기준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은 ℓ당 1949.02원으로 집계됐다. 미국과 이란간 충돌 전날인 지난달 27일(1753.34원) 대비 11.16% 높다. 전국 평균 가격은 1900.65원으로 뛰었다.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이 1900원을 넘은 건 2022년 7월 이후 약 3년 8개월만에 처음이다. "중장기 실적과 무관…정부 눈치도 봐야할 것"그러나 전문가들은 유가 상승세가 이들 기업의 중장기 실적으로는 연결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한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이들 기업은 유통하는 휘발유·경유 등 제품에 대해 리터당 마진을 먹는 구조”라며 “원유 가격이 오르면 원가가 상승하기 때문에 제품 가격이 올라도 마진 폭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이들 기업이 단기 마진을 높이기 위해 제품 가격을 확 올릴 수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정부가 주유소 가격 인상을 두고 연달아 경고성 발언과 함께 강경 대응을 시사한 까닭에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5일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지정 검토를 지시했다. 김정관 산업통산부 장관은 이날 “민관이 합심해 석유가격 안정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