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빚내서 투자)가 부메랑이 될지 모른다는 공포가 커지고 있다. 이란 전쟁 여파로 국내 증시가 다시 급락하면서다. 빚을 내 주식을 샀다가 주가 급락으로 이를 갚지 못할 경우 강제 처분이 된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3조700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갈아치웠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린 뒤 갚지 않은 금액을 말한다.
이란 전쟁이 증시에 처음 영향을 줬던 지난 3일부터 변동성 장세가 지속됐던 사흘간 이 잔고는 매일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통상적으로 신용거래융자는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가 많을수록 늘어난다. 일정 기간 내에 이를 갚지 못하면 주식은 강제로 청산되는데, 특히 급락장에서는 투자자들에게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위탁매매 미수금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초단기 빚투로 분류되는 이 미수금은 지난 5일 2조1487억원으로, 전쟁 발발 이전보다 배나 급증했다.
이 거래는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산 뒤 2거래일 안에 대금을 갚아야 한다. 하지만 이를 갚지 못하면 3거래일째 주식이 강제로 매각된다.
실제 전쟁 여파로 증시가 지난 3∼4일 폭락했던 바로 다음날인 5일 강제로 처분된 주식은 776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3년 10월 이후 최대이며, 지난달 27일 76억원의 약 10배에 달했다.
코스피가 6,000선을 돌파하면서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샀던 투자자들이 이후 급락장에서 증거금이 부족해지면서 강제 처분된 것으로 보인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