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李대통령 스스로 레드팀 자처…여론 형성되면 어쩔 수 없어"

입력 2026-03-09 11:04
수정 2026-03-09 11:17

여권 최 스피커인 방송인 김어준 씨가 9일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객관 강박이 있어 스스로 '레드팀'이 되려는 성격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이 최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대통령이 되고 집권 세력이 됐다고 마음대로 다 할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될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한 해석이다.

김 씨는 이날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이 대통령 글은 마지막 문단을 봐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아무리 잘 포장하고 숨겨도 집단지성체로 진화한 국민 대중을 속일 수는 없다. 특정 개인이나 집단의 정치적 입지나 선거의 유불리가 국가 미래나 국민 편익에 앞설 수는 없다"고 적었다. 이를 두고 김 씨는 "이 대통령이 매일 하는 말이 '정치는 정치인이 하는 것 같지만 국민이 한다'는 것"이라며 "여론이 형성되면 어쩔 수 없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의 해당 메시지가 주말 사이 더불어민주당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강경파 의원들을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현재 당내 강경파는 당정 협의와 의원총회 등을 거쳐 확정된 '공소청·중수청(중대범죄수사청)법 정부안'에 대한 강경한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기존 검찰청 검사가 공소청 소속으로 자동 전환되는 조항을 삭제하고, 까다로운 '재임용 심사'를 거치도록 고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당 지도부는 강경파의 주장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게 검찰 개혁을 완수할 것"이라며 "민주당은 절대 좌시하거나 그냥 넘어가지 않고, 법으로 법을 지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대표가 "정치 검찰이 다시는 사법 체계에 발을 들이지 못하도록 하겠다"며 거듭 선명성을 강조하면서, 당 일각에서는 지도부가 강경파의 요구대로 정부안 수정 가능성을 열어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