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안전 최우선"…여행업계 중동 상품 '전액 환불'

입력 2026-03-09 11:32
수정 2026-03-09 11:34

중동 지역 정세가 급격히 악화하면서 국내 주요 여행사들이 이 지역 여행 상품과 경유 여행 상품에 대해 취소 수수료 없이 전액 환불하는 조치를 잇따라 시행하고 있다. 항공사들이 무료 취소 정책을 내놓자 여행업계도 고객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대응에 나선 모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 교원투어 여행이지는 3월 출발 중동행 상품을 취소할 경우 위약금 없이 100% 환불해주기로 했다. 두바이를 경유하는 여행상품 역시 고객이 요청하면 전액 환불이 가능하다.

하나투어는 취소를 원하지 않는 고객에게는 동일 가격대의 대체 항공편을 찾아 안내하고, 항공편 확보가 어려울 경우 환불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모두투어도 두바이와 아부다비, 카타르 등 중동이 목적지인 상품과 중동을 경유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여행 상품까지 고객 요청 시 수수료 없이 전액 환불하기로 했다. 별도 적용 기한도 두지 않았다.

놀유니버스 역시 이달 출발하는 중동행 또는 중동 경유 상품에 대해 고객 요청이 있으면 전액 환불을 제공하기로 했다. 노랑풍선과 여기어때투어는 3월에 출발하는 중동행 또는 중동 경유 여행상품의 취소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참좋은여행은 두바이 여행 상품을 대상으로 위약금 없이 전액 환불 정책을 적용하기로 했다.

여행사들의 이 같은 조치는 통상적인 여행상품 취소 규정에 비춰볼 때 이례적 대응으로 평가된다. 여행 경보에 따른 위약금 면제 및 전액 환불을 강제하는 규정은 없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외교부가 발령하는 여행경보가 '3단계'(철수 권고) 지역에 해당할 경우 여행 상품의 계약금 환급 및 위약금 면제가 가능하다. 다만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은 권고 규정으로 법적 의무는 아니다.

여행업계의 환불 정책 완화에는 항공사들의 무료 취소 정책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패키지여행 취소 비용의 상당 부분이 항공권 취소 수수료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출발일 기준 3월 말까지 인천~두바이 노선 항공권의 변경 및 취소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에미레이트항공, 카타르항공, 에티하드항공 등 중동 주요 항공사들도 유사한 무료 취소 정책을 시행 중이다.

여행사들은 현지 체류 고객 지원에도 나서고 있다. 두바이 공항 운영이 일시적으로 제한되면서 귀국 일정이 지연된 여행객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나투어는 두바이에 체류 중이던 고객 약 150명을 대상으로 추가 발생한 숙박비와 식비를 전액 지원하고, 귀국 항공권(이코노미 기준)도 제공했다. 참좋은여행 역시 귀국이 지연된 고객에게 숙박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놀유니버스도 중동 지역에서 일정이 늦어진 패키지 고객을 대상으로 항공료를 포함한 추가 체류 비용을 전액 부담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외교부는 지난 8일 중동 정세 악화에 따라 바레인, 아랍에미리트, 오만, 카타르, 쿠웨이트 등 주요 국가에 내려진 특별여행주의보를 3단계 '여행경보(철수 권고)'로 상향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와 요르단 일부 지역도 3단계 지역으로 지정했다.

외교부는 "해당 지역을 방문할 예정인 국민은 여행을 취소하거나 연기해주시기 바라고, 현지 체류 국민도 긴요한 용무가 아니라면 철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