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동대표 향해 "시공사 X맨"…대법 "모욕죄 성립 안 돼"

입력 2026-03-10 12:00


아파트 입주민 비상대책위원회 갈등 과정에서 상대방을 ‘X맨’이라고 지칭한 것은 모욕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모욕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인천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2019년 7월 인천의 한 아파트 입주예정자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함께 활동하던 동대표였던 피해자 B씨를 겨냥해 입주민들에게 “비대위 안에 X맨이 있다”, “시공사 X맨이다”라고 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피해자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주변의 평가를 저하시킬 위험이 있다”며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 2심도 범행 일시가 불분명한 일부 공소사실만 무죄로 보고 벌금 50만원으로 감형했을 뿐, ‘X맨’ 발언 자체가 모욕에 해당한다는 판단은 유지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다르게 판단했다. 재판부는 “‘X맨’은 조직 내 반대 세력을 돕는 사람을 비꼬는 정도로 일상에서 가볍게 쓰이는 추상적 표현”이라며 “의혹 제기 과정에서 해당 표현을 사용해 피해자가 해명할 상황에 놓였더라도, 그것만으로 외부적 명예를 침해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