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패치 피부에 붙여 혈류 측정

입력 2026-03-09 15:53
수정 2026-03-09 15:55
국내 연구팀이 피부에 붙이기만 하면 혈류를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는 전자패치(사진)를 개발했다. 급성 심혈관 이상이나 쇼크 등을 조기 감지할 수 있어 고혈압 환자를 위한 맞춤형 건강관리 기기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KAIST는 권경하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의 연구팀이 인공지능(AI)과 다층 열 센싱 기술을 결합한 무선 웨어러블 혈류 측정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이 장치는 피부 위에 부착하는 방식으로 혈관을 직접 건드리지 않고도 혈류 속도와 혈관 깊이를 동시에 측정할 수 있다. 혈관이 피부 속 어느 깊이에 있느냐에 따라 센서 신호가 달라지기 때문에 깊이 정보는 혈류를 정확히 계산하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기존에는 초음파와 광학 기반 장비가 혈류 측정에 주로 사용됐다. 다만 장비가 크고 휴대가 어렵거나 혈관 깊이에 따라 정확도가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혈액이 흐르면 주변에 미세한 열 이동이 발생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혈류가 지나가면서 체온 분포에 작은 변화를 일으키고 이 열의 움직임을 분석하면 혈류 정보를 읽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서로 다른 깊이에 온도 센서를 배치해 열 이동 경로를 입체적으로 분석하는 ‘다층 열 센싱’ 기술을 개발했다. 여기에 딥러닝 알고리즘을 적용해 복잡한 체온 분포 속에서 혈관의 깊이와 실제 혈류 속도를 실시간으로 분리·추출하는 데 성공했다.

실험 결과 이 시스템은 초당 1~10㎜ 범위의 혈류 속도를 오차 0.12㎜ 이내, 1~2㎜ 범위의 혈관 깊이를 오차 0.07㎜ 이내로 측정했다. 이는 머리카락 굵기보다 작은 수준의 오차로 기존 웨어러블 기기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웠던 정밀도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응급 의료 현장과 개인 건강관리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환자의 혈류 변화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쇼크와 급성 심혈관 이상을 조기에 감지하고 고혈압·당뇨 환자의 맞춤형 건강관리에도 적용할 수 있다. 권 교수는 “혈류와 혈압을 더욱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원천 플랫폼”이라며 “스마트워치와 결합해 일상 속 건강 모니터링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