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8일 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며 우리 국회에서 대미투자특별법이 신속히 처리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미국 측으로부터 관세 인상 가능성이 낮다는 반응을 들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을 만나 다음 주 우리 국회에서 법이 통과될 예정이라는 점을 설명했더니 미국 측이 매우 높이 평가하며 고맙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과 같이 한국에서 법이 통과되고 한미 협상 관련 내용이 이행된다면 관세 인상과 관련한 관보 게재 같은 조치는 없을 것 같다는 이야기와 반응을 들었다"고 전했다.
김 장관은 지난 5일 LG에너지솔루션의 캐나다 배터리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뒤 최대 6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CPSP) 수주 지원 활동을 벌였고, 이후 미국으로 이동해 러트닉 장관과 회담했다.
우리 통상 당국은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국회의 대미투자특별법 통과 지연을 언급하며 자동차 등 한국산 제품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할 수 있다고 밝힌 이후 대응에 나서 왔다.
김 장관은 대미 투자 프로젝트와 관련해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논의한 것은 아니지만 어떤 분야와 방향성에 대해 서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 연방대법원이 상호관세를 위법이라고 판단한 이후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15% 글로벌 관세와 관련해 한국이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협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가 경쟁국보다 불리하지 않도록 동등한 대우를 받거나 오히려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 여지를 열어두고 왔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미국 쿠팡 투자사들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무역법 301조 조사를 청원한 사안에 대해서도 러트닉 장관과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측은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대우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었고 우리는 이것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국내 법적 이슈에 따른 대응이라고 설명했다"며 "상호 간에 서로 이해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가 급등 우려와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이 검토를 지시한 석유 최고가격 지정제에 대해서는 준비가 거의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거의 준비를 다 마쳤다"며 "시장 상황을 더 지켜보며 대응할 계획이고 시행하게 되면 바로 할 수 있도록 조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제도 시행 시 재정 부담 등 부작용 우려에 대해서는 "그런 내용도 이미 준비를 마쳤고 발표 시점에 상세한 내용을 함께 설명하겠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석유 도입 차질로 여천NCC가 주요 고객사들에 '공급 불가항력'을 선언한 것과 관련해서도 정부 차원의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정유사와 함께 있는 석화 기업은 비교적 여유가 있지만 여천NCC는 석유화학 중심 구조라 영향이 더 있는 것 같다"며 "상황을 보고 있고 납사 관련 대응도 조만간 준비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장관과 별도로 미국을 방문했던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도 이날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여 본부장은 미국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만나 관세와 비관세 문제를 협의했다.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 공동위원회를 양측 준비가 되는 대로 개최하는 것이 불안정한 통상 환경을 안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현재 기술적인 논의 등에서도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