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주도주인 반도체 중심으로 분할 매수하거나 정유, 조선, 방위산업 등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에 면역이 있는 업종으로 단기 대응해야 합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사진)은 8일 인터뷰에서 “중동발 지정학적 불안으로 당분간 증시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겠지만 조정 국면에선 분할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촉발된 중동 지역의 불확실성이 장기화하진 않을 것”이라며 코스피지수가 올해 최고 7250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연초 전망을 유지했다.
김 팀장은 석유화학, 항공, 건설 등의 업종은 이번 전쟁 여파로 전반적으로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한 반면 정유, 조선, 방산, 해운, 원자력발전 등의 산업은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봤다. 그는 “유가 급등으로 선가와 물류비가 오르면 조선과 해운 업종에는 수혜가 예상된다”며 “정유는 원유 재고평가 이익이 증가하고, 방산과 원전 수주 역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종도 큰 타격을 받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익 개선이 확실한 만큼 주가 조정 시 분할 매수로 대응하라고 조언했다. 김 팀장은 “반도체 업종의 올해 영업이익이 350조원으로 전망되는 등 실적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올해도 인공지능(AI) 기술 상용화 기대가 지속되면서 반도체 종목이 주도주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팀장은 당분간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이탈이 불가피하지만 개인투자자의 자금은 증시로 대거 유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중동전쟁 발발 이후 개인들은 이달 들어서만 유가증권시장에서 10조648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7조451억원, 4조3164억원 순매도했다. 그는 “중동 사태가 장기화하더라도 시장 충격을 방어하기 위한 정부의 유동성 공급이 뒤따를 것”이라며 “개인 수급 여력도 충분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 팀장은 투자자들에게 한 번에 주식을 매입하기보다 현금 비중을 30%가량 유지한 채 분할 매수로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추라고 조언했다. 그는 “시장 변동성이 작지 않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분할매수를 통해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추는 게 필수적”이라며 “반도체 등 기존 주도주가 저렴할 때 진입하는 전략이 유용하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개별 종목에 직접 투자하는 게 부담스럽다면 지수와 업종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하라고 강조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