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7%→0.22%→0.15%→0.11%→0.09%.’
지난달 2일 이후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서울 강남구 아파트값의 주간 변동률이다. 2월 2일 상승률(0.27%)이 한 달 내내 이어졌다면 월간 상승률은 1.08%, 연간으로는 약 13%에 달한다. 10억원짜리 아파트라면 1년 새 1억3000만원 뛰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집값이 물가 상승률(연 2~3%)만큼 오르는 것을 정상적인 흐름으로 본다.
비정상적인 집값 상승에 제동이 걸린 배경은 ‘다주택자 규제 강화’로 요약된다. 규제 신호가 나오자 시장에는 매물이 쏟아지고 호가 하락도 뒤따르고 있다. 시장이 안정 국면으로 접어들기 위해서는 무주택 실수요자의 매수로 이어지는 후속 과정이 필요하다. 규제 움직임에 매물 급증정부가 부동산 시장에 본격적으로 메스를 들이댄 것은 지난해 ‘6·27 대책’부터다.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묶은 데 이어 ‘9·7 대책’ ‘10·15 대책’ 등이 잇따라 발표됐다. 그럼에도 시장이 좀처럼 안정되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올해 1월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장기보유특별공제 제도를 겨냥해 “자기가 살지도 않으면서 투자용으로 오래 보유했다고 세금을 깎아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하면서 정책 기류가 달라졌다. 1월 23일 새벽 SNS에 올린 글에서는 “이번 5월 9일 만기인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면제 연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1주택도 1주택 나름이다. 부득이 세제를 손본다면 거주용과 비거주용은 달리 취급하는 것이 공정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또 “장기보유특별공제 제도가 매물을 막고 투기를 조장하는 측면이 있다” “임대사업자 등록만 하면 집을 얼마든지 사들일 수 있는 것도 이상하다” 등의 발언이 이어지며 시장에 강한 규제 신호를 보냈다. 지난 7일 서울 아파트 매물(아실 기준)은 7만5000여 건으로 한 달 전보다 25%가량 증가했다. 강남구 압구정 일대에서는 기존 최고가보다 수억원 낮은 급매물도 등장하고 있다. 실수요자 매입 여건 마련해야과도하게 올랐던 가격이 일정 부분 조정을 거치고 거래가 이뤄져야 시장이 안정세로 돌아설 수 있다. 문제는 거래를 이어갈 주체다. 업계에서는 무주택 실수요자가 집을 살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를 위해선 일정 부분 대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0·15 대책’ 이후 수도권 규제지역의 주담대 한도가 크게 줄어들었다. 15억원 이하 주택은 6억원,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는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 등이다. 서울 집값 수준을 감안하면 실수요자에게도 부담이 크다.
실수요자의 매입이 이어져야 전세시장도 숨통이 트일 수 있다. 실거주 의무가 따르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으로 확대한 후 매매 거래가 크게 줄면서 전세시장 역시 경직된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신규 공급 확대도 중요하다. 도심 아파트 공급의 80%가량을 차지하는 민간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정상적으로 돌아가야 시장의 불안 요인을 줄일 수 있다.
결국 부동산 시장 안정의 열쇠는 단순한 규제에 있지 않다. 매물 증가와 실수요 거래, 안정적인 공급이 함께 맞물릴 때 시장이 비로소 균형을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