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 베트남 투자…방산·항공 호황 수혜

입력 2026-03-08 17:22
수정 2026-03-09 00:27

“코로나19 사태 당시 전 세계 항공 비즈니스가 멈춰설 때 우리는 방산과 항공 투자를 늘렸습니다. ”

항공·방위사업 부품업체인 케이피항공산업의 윤승욱 대표는 8일 여의도의 한 빌딩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코로나19 기간 항공업체가 줄줄이 쓰러질 때 우리는 더 견실하게 성장할 수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항공업 위기 오자 방산 집중 케이피항공산업은 민간 항공기와 방위산업 부품, 우주 발사체 구조물 등을 만드는 부품 제조업체다. 오는 5월 코스닥시장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의 주력 사업은 민간 항공 분야의 기체 구조물. 대한항공과 함께 A320, 보잉737 등 주요 항공기에 날개 구조물과 화물창 문 등을 납품해왔다. 항공 여객 수요로 매년 불어나던 회사 매출은 코로나19 사태 직후 뒷걸음질 쳤다. 2021년 매출은 203억원으로 1년 전보다 23.4%(59억원) 급감했다.

하지만 윤 대표는 위기가 기회라고 판단했다. 다행히도 회사는 30여 년 전부터 방산 사업을 하고 있었다. 유도 무기 추진기관에 들어가는 금형과 치공구, 금속 부품 등을 만들었다. 윤 대표는 “당시 회사의 분할식 맨드릴(Mandrel) 금형 기술 특허는 열팽창과 변형을 정밀하게 제어해야 하는 유도 무기의 핵심 기술이라고 판단했다”며 “코로나19 기간 항공 대신 방산 사업 비중을 확대한 게 향후 도약의 발판이 됐다”고 회고했다.

현재 케이피항공산업은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인 ‘천궁-Ⅱ’의 유도무기 추진기관을 납품하고 있다. 최근 미국과 이란 간 전쟁에서 아랍에미리트(UAE)에 실전 배치된 천궁-Ⅱ가 성과를 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향후 관련 사업 매출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탄도미사일인 ‘현무’의 추진기관 연소관 등에도 케이피항공산업의 부품이 활용된다. 윤 대표는 “미사일 사업뿐 아니라 한국형 전투기와 편대 무인기 등 군수 관련 프로젝트가 전반적으로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방산 매출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항공 사업 피해를 최소화하는 역할을 했다고 윤 대표는 강조했다. 윤 대표가 코로나19 사태 직후인 2022년 베트남 생산기지 확대를 위한 투자를 과감하게 결정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안정적인 사업 구조 덕분이다. ◇IPO 자금, 방산에 재투자코로나 사태가 끝나자 여행 수요가 폭발하면서 항공 관련 매출도 가파르게 증가했다. 코로나 시기 선제적인 투자로 케이피항공산업은 2024년부터 베트남 다낭 1공장에서 항공기 부품을 생산했다. 윤 대표는 “인건비 상승으로 그 전부터 해외 생산거점 구축을 고민했는데 결과적으로 투자 타이밍이 잘 맞아떨어졌다”며 “최근 항공업은 글로벌 여객 증가로 슈퍼사이클을 맞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산과 항공의 양대 사업 축을 통해 케이피항공산업은 최근 5년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매출은 2020년 265억원에서 2025년 539억원으로 5년간 두 배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익은 2억원 적자에서 44억원 흑자로 바뀌었다. 지난해 기준 항공과 방산 사업 매출 비중은 각각 70.5%, 24.8%. 신성장 사업으로 키우는 우주산업 매출도 3%에 달한다. 향후 성장성은 가장 유망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케이피항공산업은 올해 IPO로 조달한 자금을 베트남 2공장 확장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윤 대표는 “IPO 후 베트남 공장 및 설비 투자로 항공과 방산 두 분야의 글로벌 제조 경쟁력을 동시에 높일 것”이라며 “오는 2028년까지 매출 1000억원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