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 집 구매가 소비 막아…집값 떨어지면 출산률 오를 것"

입력 2026-03-08 12:02
수정 2026-03-08 12:17

집값이 하락하면 국내 출산율이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주택 가격이 떨어지면 내 집 마련에 드는 빚 부담이 줄고, 사람들이 결혼과 출산 등 미래를 준비할 여력이 생길 것이란 내용이다.

신한금융그룹 미래전략연구소는 8일 발간한 ‘집값이 안정되면 달라질 것들’이란 보고서를 통해 “집값 안정은 소비 여력을 직접 회복시키는 경로”라며 “청년·신혼부부의 결혼 장벽을 낮추고 출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순자산 지니계수는 0.625로 해당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2년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0년 넘게 거듭 상승세다. 소득 지니계수(2024년 0.325)가 하락하는 것과 달리 자산 불평등은 심화하는 추세다. 지니계수는 0에 가까울수록 평등,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을 뜻한다.

연구진은 가계자산의 약 76%가 부동산인 상황이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진 근본적인 이유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국내 전체 가계 순자산의 64.6%를 상위 20%가 점유했다. 하위 40%의 점유율은 4.8%에 그쳤다.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자산 격차가 벌어지는 양상이다.

한국의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이 24.1배에 달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중위소득 가구가 소득 전액을 저축해도 주택가격만큼 모으는데 24년 이상이 걸린다는 의미다. 미국 일본 프랑스 등 다른 선진국의 PIR은 10배 안팎이다. 사람들이 주택 구매자금의 상당금액을 대출로 조달하다보니 소비 여력은 약하다. 국내 가계 평균소비성향은 69.2%로 90%대인 미국과 일본에 한참 못 미친다. 국내 29세 이하와 30~39세의 소득 대비 주거비·원리금 상환비중은 약 35%에 달한다.


연구진은 이 같은 구조가 결혼과 출산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주택시가총액 비율이 30년간 상승곡선을 그린 반면 출산율은 거듭 하락한 것을 근거로 제시했다.

연구진은 “역으로 해석하면 주택가격이 안정되면 출산율 하락 압력이 약해질 수 있다”며 “주거비 부담 완화는 교육, 자기계발, 전직을 위한 투자가 증가해 가계의 생산성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청년층은 여유자금 증가로 금융자산 형성 수요가 늘고 고령층은 규모 작은 집으로 이동하거나 주택연금(역모기지) 활용이 활발해질 수 있다”고 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