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매로 팔아주세요"…강남 다주택자들 아파트 쏟아내더니

입력 2026-03-08 07:56
수정 2026-03-08 08:08

강남3구(서초·강남·송파구)와 용산구를 중심으로 서울 아파트값이 둔화하는 가운데 이들 지역에 다수 분포한 고가 아파트 가격 상승세도 확연히 위축된 모습이다.

8일 민간 통계인 KB부동산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5분위 매매 평균가격은 34억7120만원으로 전월 대비 527만원 올랐다. 5분위는 주택을 가격대에 따라 5등분해 분위별 평균가격을 산출한 통계다. 1분위는 가격 하위 20% 저가 주택, 5분위는 상위 20% 고가 주택에 해당한다.

서울 5분위 가격대 아파트는 대부분 상급지인 강남3구와 용산구에 몰려 있다.

KB 통계상 서울 5분위 평균 가격은 2024년 3월부터 줄곧 상승했다. 전월 대비 수천만원대 오른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현 정부 출범을 전후해 시장이 과열됐던 지난해 6월에는 전월보다 1억3477만원 올라 한 달새 억대 상승폭을 보이기도 했다.

이와 비교하면 전월 대비 가격 상승이 1000만원을 밑돈 올 2월 통계는 위축세가 뚜렷하다. 직전월인 1월의 전월 대비 상승액(2744만원)과 비교해도 확연히 낮고, 지난해 2월부터 올 2월까지 5분위 가격 월평균 상승치(5996만원)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해당 통계는 조사 기준일이 지난달 9일로, 2월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 둔화 양상을 모두 아우르지는 않았으나,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없음을 확인한 1월23일 이후 상황이 일부 반영됐다.

3월 통계에는 위축 국면이 한층 더 뚜렷해진 최근 상황까지 반영되므로 5분위 평균가격이 전월 대비 하락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

KB 통계 기준으로 5분위 가격 하락 전환은 고금리와 대출규제 영향으로 주택 매수심리가 크게 위축된 2024년 2월 이후 처음이다.

앞서 정부는 오는 5월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종료하되 임차인이 있는 경우 등을 고려한 보완책을 내놨고, 이어 투기·투자용으로 의심되는 비거주 1주택에 대한 규제도 검토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 속 정부 공인 통계인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기준으로는 서울 강남3구와 용산구 아파트 매매가격이 최근 2주 연속 하락했고, KB 통계로도 지난주 강남구 가격이 하락 전환했다.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전 주택을 처분하려는 다주택자들이 호가를 낮춰 내놓은 급매물과 더불어, 향후 보유세 개편 등으로 세금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감안한 차익 실현 매물이 더해져 이들 지역의 가격을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