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육군 최정예 공수부대 지휘부의 대규모 훈련이 최근 갑작스럽게 취소되면서 미군 지상군의 이란 투입 가능성을 시사하는 징후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6일(현지 시간) 미 육군 제82공수사단에서 작전 계획과 실행을 조정하는 핵심 본부 부대의 훈련이 취소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단 소속 다른 병력은 현재 루이지애나주에서 훈련을 진행 중이지만, 해당 본부 요원들은 훈련에 참여하지 않고 본거지인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잔류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현재까지 공식적인 파병 명령은 내려지지 않은 상태다. 다만 미 육군이 조만간 제82공수사단 소속 헬기 부대의 중동 배치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며 실제 배치는 늦은 봄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WP는 전했다.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WP에 "우리는 모두 만약을 대비해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분쟁에서 제82공수사단이 수행해온 역할을 고려할 때 사단의 '즉각대응군(IRF)'이 차출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즉각대응군은 2020년 카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제거 작전 이후 중동 지역 긴장 고조 시 대응 전력으로 활용됐으며, 2021년 아프가니스탄 철수 작전과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동유럽 방어 임무에도 투입됐다.
최정예 공수사단의 파병설과 관련해 미국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작전 보안상 향후 이동이나 가상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최근 일주일간 미군은 공습을 중심으로 이란의 미사일 무기고와 드론, 해군 함정 등을 공격해 왔다.
전투기와 폭격기가 이란 상공을 직접 비행하며 폭탄을 투하하는 작전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이란 군사 작전에 미 지상군이 "아마도 필요 없을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투입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지난 4일 브리핑에서 이란 지상군 투입 검토 여부에 대해 "현 시점에서 작전 계획의 일부는 아니다"라고 말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테이블에 오른 선택지를 제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NBC뉴스는 정부 당국자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보좌진 및 공화당 관계자들과 이란 내 지상군 배치 아이디어를 논의해 왔다고 보도했다.
다만 대규모 침공이 아닌 특정 전략적 목표를 위해 소규모 미군 분견대를 투입하는 방안에 초점이 맞춰졌으며, 실제 결정이나 명령이 내려진 상태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지상군 투입 결정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과거 중동 전쟁에서 지상군 투입이 미국에 큰 부담으로 남았기 때문이다.
1991년 걸프전에서는 쿠웨이트를 침공한 사담 후세인 정권의 이라크군을 몰아내는 데 성공했지만 미군 147명이 전사했다.
2001년 시작된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오사마 빈 라덴 제거라는 목표를 달성했지만 20년간 막대한 전쟁 비용과 인명 피해를 남겼고, 결국 탈레반 정권이 다시 집권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2003년 이라크 전쟁 역시 후세인 정권 축출에는 성공했지만 약 2조 달러의 전쟁 비용과 4500여 명의 미군 사망자를 남겼다.
이런 전례와 최근 미국 내 여론을 고려할 때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 지상군 투입을 결단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내 여론도 군사 행동 확대에 우호적이지 않은 분위기다. CNN이 여론조사업체 SSRS와 실시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약 60%가 이란에 대한 군사행동 결정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지상군을 대신해 쿠르드족 민병대가 이란에 진입해 지상작전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