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천NCC 중동전쟁 직격탄…"에틸렌 공급 못할 수 있다"

입력 2026-03-06 17:55
수정 2026-03-07 02:38
국내 최대 단일 에틸렌 생산 기업인 여천NCC가 고객사에 “제품을 공급하지 못할 수 있다”고 통보했다. 호르무즈해협 봉쇄 여파로 나프타 조달에 차질이 빚어져서다. 롯데케미칼과 LG화학, HD현대케미칼 등 다른 석유화학업체도 원료와 제품 재고를 점검하며 공급 차질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국내 석유화학업체가 ‘셧다운’(가동 중단) 위기에 내몰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6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여천NCC는 지난 4일 주요 고객사에 제품 공급 중단 가능성을 밝히며 ‘불가항력’을 선언했다. 전쟁과 같은 외부 요인으로 제품 공급 계약 이행이 어려울 때 책임을 면제받기 위한 조치다. 석유화학업체들은 고객사에 필요한 물량을 제때 공급할 수 없다고 판단하는 즉시 이를 통보해야 한다.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 합작사인 여천NCC는 연간 228만5000t의 에틸렌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석유화학 구조조정 영향으로 3공장(연산 47만t)은 셧다운 절차를 밟고 있고, 1공장(연산 90만t)과 2공장(연산 91만5000t)만 가동 중이다. 여천NCC는 당분간 1·2공장 가동률을 최대한 낮출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설비가 굳어 재가동이 어려워지는 것을 막는 최소 수준으로만 공장을 돌리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운스트림 업체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천NCC는 그동안 한화솔루션에 연 140만t, DL케미칼에 연 73만5000t의 에틸렌을 공급했다. 각사가 1개월 안팎의 원재료와 제품 비축분을 보유한 만큼 사태가 길어지면 피해가 급격히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국제 유가는 2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5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 따르면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가격은 8.51% 상승한 배럴당 81.01달러로 마감했다.

이날 사드 알카비 카타르 에너지장관은 “이대로면 걸프해역 에너지 수출업체가 몇 주 안에 생산을 중단하고, 유가는 배럴당 150달러 수준으로 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진원/김주완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