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이재명 대통령의 ‘경제멘토’로 불린 주병기 위원장 취임 이후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등 ‘경제적 을(乙)’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 위원장은 작년 9월 취임 이후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간 힘의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한 가맹사업법 개정을 가장 먼저 추진했다. 점주단체 등록제를 도입하고 본사와 점주단체 간 협의를 의무화하는 내용이다. 경영이 어려운 점주가 폐업할 때 ‘계약 해지권’을 보장하고, 가맹 본사가 위약금에 관한 정보를 명확히 제공하게 하는 등 약자인 가맹점의 불이익을 줄이는 장치가 주로 담겼다.
공정위는 2024년 티몬·위메프 사태 이후 온라인 유통 분야 납품업체 보호 장치를 강화하는 중이다. 지난해 12월 직매입·특약매입 등 거래 방식별로 납품대금 지급 기한을 60일(현행)에서 30일로 단축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올해 대규모유통업법과 시행령 개정을 통해 이를 제도화할 계획이다. 대형마트와 유통업체의 납품대금 지연 지급이나 상품대금 부당 감액에 대한 감시도 강화할 방침이다.
주 위원장 주도로 소규모 사업자의 단체 협상권을 보장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중소 사업자들이 납품 대기업과의 ‘거래 조건 개선’을 위해 함께 협상에 나서는 경우 담합으로 판단하지 않기로 했다. 주 위원장은 “점주들이 본사와의 힘의 균형을 갖추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도급 분야에서는 ‘대기업의 기술 탈취 감시’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기술보호 감시관을 두는 등 전문 조사 인력을 확충해 직권 조사를 확대하고, 피해 기업의 기술탈취 입증 책임 대상을 가해 기업으로 전환하는 방안이다. 기술 탈취에 대해선 익명 제보 시스템을 강화해 제보 기업이 특정되지 않도록 보호 장치도 마련하기로 했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