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5% 포기하고 질적 성장 선택한 中…한국에는 또 다른 위협

입력 2026-03-06 17:28
수정 2026-03-07 00:13
지난 5일 개막한 중국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 및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나온 국정 운영 방향이 심상치 않다. 리창 총리는 이날 전인대 정부 업무보고에서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연 4.5~5%로 낮춰 제시했다. 1991년 이후 35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중국이 ‘바오우(保五·연 5% 성장률 유지)’를 포기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리 총리의 발언을 놓고 ‘중국의 성장이 정점을 찍었다’는 식의 외신 보도는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 거꾸로 질적 성장을 우선하는 전략 전환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중국 관영매체들도 “성장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5% 성장은 중국 경제정책의 핵심 목표이자 2000년대 이후 금과옥조처럼 유지해온 기준이었다. 중국 정부가 5%보다 낮은 경제성장 국면에 진입하는 것을 용인한 것은 부동산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이 심각하다는 뜻이다. 중국 정부가 올해 인프라 투자와 소비 진작을 위해 1조3000억위안(약 276조원) 규모 초장기 특별 국채를 발행하기로 한 배경이기도 하다.

하지만 중국 양회에서 나온 메시지의 핵심은 따로 있었다. 우리에게 위협적인 대목은 첨단기술 육성이다. 올해 과학기술 연구개발(R&D) 예산을 10% 증가한 4264억위안(약 90조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반도체, 바이오, 우주항공, 양자컴퓨팅, 로봇 등 미래산업 패권 장악을 핵심 과제로 내세운 것도 심상치 않은 일이다.

중국이 올해 가려는 방향은 분명하다. 경제성장 속도를 늦추는 대신 산업 경쟁력을 단단하게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미국과의 기술 전쟁에서 우위에 서겠다는 의도이기도 하다.

한국 기업은 중국의 경기 침체 여파로 밀려드는 저가 철강·석유화학 제품으로 이미 곤욕을 치르고 있다. 여기에 산업 고도화와 기술 경쟁력 강화에도 속도를 내야 하는 과제마저 안게 됐다. 글로벌 시장에서 맞닥뜨릴 중국 기업과의 경쟁은 지금보다 훨씬 가혹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