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지금 주식 섣불리 담지 마라"…'유가 쇼크' 경고 [노정동의 어쩌다 투자자]

입력 2026-03-07 06:54
수정 2026-03-07 07:07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유가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유가 상승이 무역수지를 축소시켜 외환시장뿐만 아니라 코스피 수급에도 영향을 주고 있어서다. 증권가에선 이번 지정학적 위기가 어떻게 번질지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섣불리 방향성을 잡기보다 관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지수는 개인과 외국인의 수급 공방 끝에 5580선에서 강보합 마감했다. 이란 공습 이후 국내 증시는 △3일(-7.24%) △4일(-12.06%) △5일(9.63%) △6일(0.02%) 변동성이 이어지는 등 갈팡질팡하고 있다. 코스피 역대 최대 하락폭(4일)과 상승폭(5일)이 연이어 나왔다.

이 같은 변동성은 이란이 보복 조치의 일환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향후 증시에 미칠 파급효과가 안갯속으로 들어간 영향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과 아시아를 잇는 핵심 해상 수송로로 전 세계 석유·LNG 공급의 약 25%가 통과하는 요충지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은 석유의 약 45%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들여온다.

이 때문에 전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장중 배럴당 80달러선(81.01달러)을 돌파하면서 지난해 말 대비 40%가량 뛰었다. 이는 1년8개월 만의 최고치다. 브렌트유 역시 배럴당 85달러선을 넘어섰다.

국제 유가 급등은 에너지 가격 상승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 즉각적인 충격을 주고, 수출입 환경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국제 유가가 10% 오를 때 한국 수출은 0.39% 감소하고 수입은 2.68%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일본은 원유 수입의 96%를 중동지역에 의존하는 데 비해 한국은 69.1%를 의존하고 있고 나머지는 미국의 셰일 오일을 수입한다"며 "그럼에도 동아시아 주요국은 에너지의 수입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국제 유가 상승에 더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통상 국제 유가가 배럴당 80~95달러선까지 상승하면 무역수지가 적자로 전환할 것으로 추산한다. 다만 지난해의 경우 반도체 수출 호조로 한국의 무역수지 흑자는 780억달러, 경상수지 흑자도 1230억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대로라면 국제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서려면 배럴당 120달러까지 상승해야 한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유가가 시장 전체의 방향성을 결정할 주요 변수라는 점에서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볼 필요가 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중동 원유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변동성은 염두에 둬야할 구간"이라고 짚었다.


급변동하고 있는 환율도 증시엔 변수다. 원화 가치가 떨어질 경우 외국인 자금 유출을 부채질할 수 있어서다. 실제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에서만 7조7000억원어치를 팔아 역대 최대 순매도 기록을 경신했다. 이란 공습 후에도 유가증권시장에서 8조원어치를 던졌다.

오 연구원은 "한 달 내 사태가 수습되면 달러화는 상승한 이후 진정될 가능성이 높고 장기화되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달러 약세가 강세로 전환될 수 있다"며 "유가가 배럴당 80~100달러대 진입을 시도할 경우 외환시장 변동성도 추가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