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이 정도였나' 전세계 충격받은 이유가…'무서운 경고' [더 머니이스트-조평규의 중국 본색]

입력 2026-03-16 06:30
수정 2026-03-16 06:37

올해 2월 중국은 중국중앙TV(CCTV)의 설 특집 춘절완후이를 통해 휴머노이드(인간 형태를 한 로봇) 기술 발전을 과시했습니다. 유니트리(宇樹科技·UNITREE), 갤봇(銀河通用·GAL BOT), 노에틱스(松延動力·NOETIX), 매직랩(魔法原子·MAGICLAB) 등 네 곳 이상의 휴머노이드 스타트업이 개발한 로봇이 공중제비, 무술, 댄스, 연기, 군무 등 고난도 퍼포먼스를 선보였습니다.

중국이 로봇 분야에서 가장 선두에 나서는 나라라는 것을 알리며, 로봇 기술의 놀라운 발전 현주소를 보여주기에 충분합니다. 전 세계 동종 업계는 충격에 빠졌습니다.중국 정부 주도형 산업중국은 지난 5일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정부공작보고에서 인공지능과 로봇산업을 국가 경쟁력의 핵심축으로 강조하고 공식적으로 15차 5개년 계획의 첨단 미래 전략 산업에 포함했습니다.

중국이 로봇산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이같이 국가 차원의 전략이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가 로봇을 인공지능(AI), 상업 우주, 스마트폰, 6세대(6G) 통신, 신에너지 차, 신소재와 함께 차세대 전략 산업으로 지정하고 로드맵을 제시하고 정부 주도의 지원과 투자 확대를 지속한 결과입니다.

중국 로봇산업은 상하이·선전·광저우·쑤저우·베이징 등을 중심으로 한 다극형 클러스터 구조로 대규모 제조업 수요가 결합한 생태계가 특징입니다

상하이는 산업용 로봇 연구·개발(R&D) 및 제조의 허브이며 자동차·반도체·장비 제조 등 고부가가치 제조업과 결합한 응용이 강한 도시입니다. 선전은 6만 개 이상의 로봇 관련 기업이 모여 있는 최대 집적지로, 협동 로봇·휴머노이드·서비스로봇 ·드론 등과 연계된 스타트업 플랫폼 기업이 많습니다.

광저우는 핵심부품, 완제품, 응용 시나리오까지 산업 사슬을 갖춘 제조형 거점이고, 쑤저우·난징·항저우는 장강 삼각주 제조 클러스터로 모터·감속기·컨트롤러·바디·시스템통합 등 정밀 부품에 기반한 산업용 로봇 제조 지역입니다. 베이징은 로봇 운영체제(OS)·알고리즘·AI 소프트웨어 등 두뇌 역할과 정책·연구 중심지입니다.

미국이 인공지능과 로봇산업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자율제어 알고리즘 등 소프트웨어 기반 기술의 심층에 서 있다면, 중국은 이를 실제 공장과 물류, 도시 인프라에 '물리적 AI' 형태로 빠르게 실현하는 나라입니다.저가·대량 전략의 공세…한국 산업의 위기 신호중국의 로봇산업은 이미 '저가형 휴머노이드'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열고 있습니다. 중국의 전략은 산업 현장(자동차·공장)뿐 아니라 편의점, 음식점, 요양원, 관광지 등 서비스업까지 비록 부족하지만, 원가 이하의 가격으로 로봇을 빠르게 공급하는 것입니다. 로봇 상용화를 통해 선점 전략을 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로봇산업의 양적 팽창은 거대한 내수 시장 존재와 정부의 정책 덕입니다. 중국의 강점은 제조 공장, 물류창고, 서비스 현장 등 실제 환경에서 다양한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고, 피드백을 통해 알고리즘을 개선하는 속도가 그 어느 나라보다 빠르다는 것입니다.

한국은 제조업에서의 로봇 밀도에서는 세계 1위지만, 핵심 부품·소재·센서·정밀 감속기 등 가치사슬의 기반 영역은 중국 의존도가 높습니다. 중국은 로봇용 핵심 부품의 국산화율을 50% 이상으로 강력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습니다.'피지컬 AI' 시대, 경쟁의 본질은 하드웨어가 아니다중국이 로봇산업에서 빠르게 떠오르는 이유는 단순히 공장 자동화를 넘어, AI와 로봇의 결합. 즉 피지컬 AI 시대를 선점하려는 전략 때문입니다. 대규모언어모델(LLM) 기반의 AI를 로봇에 탑재함으로써(Embodied Physical AI) 단순 생산 기계가 아니라, 인간 작업자의 행동을 학습하고 협업할 수 있는 지능형 플랫폼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2026년은 중국 15차 5개년 계획의 첫해로, '얼마나'보다 '무엇으로 성장할 것인가'로 정책 중심을 바꿨습니다. 중국은 기술로 '생존', '성장', '패권 방어'라는 총력전을 벌이고 있고, 한국은 여전히 방향을 찾고 있습니다. 세계 로봇 시장의 무게중심은 이미 중국 쪽으로 기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중국은 매년 수백만 명의 로봇 관련 전문 인력을 배출하고 있습니다. 기술이나 아이디어만 있으면 스타트업을 창업한 뒤 며칠 내에 시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혁신 생태계도 갖췄습니다. 중국 첨단산업 기업문화는 우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치열한 경쟁이 이뤄지는 전쟁터입니다.

이런 총력 구조를 갖춘 국가와 제한된 예산과 분산된 정책 체계를 지닌 한국이 중국과 같은 방식으로 경쟁하는 것은 우리에게 불리합니다. 한국이 택해야 할 길은 명확합니다. '규모의 전쟁'이 아니라 '질의 전쟁'이 돼야 합니다. 한·중 간 로봇산업 승부는 규모가 아니라 깊이에서 갈릴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주 최대 52시간제 족쇄를 풀고, 노동시장은 유연성을 갖추지 않으면 중국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어렵습니다. 로봇산업에서 한·중 간 경쟁의 핵심은 기술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산업 전략에 대한 철학의 존재와 미래를 대비하는 태도의 문제로 다가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조평규 경영학박사 / 중국연달그룹 특별고문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