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퓨처엠이 독점한 음극재 시장…HS효성, 실리콘 소재로 도전

입력 2026-03-05 17:27
수정 2026-03-06 00:40
미래형 모빌리티와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가 촉발한 ‘에너지 밀도 혁신’ 움직임이 배터리용 음극재 시장 판도를 흔들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이 사실상 독점해온 국내 음극재 시장에 대주전자재료에 이어 HS효성까지 참전해 3파전 양상으로 재편돼서다.

5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HS효성은 내년 차세대 소재인 실리콘 음극재 공장을 준공하고 2028년 양산에 들어간다. HS효성은 지난해 말 글로벌 배터리 소재 기업 유미코아의 실리콘 음극재 자회사 EMM을 약 2000억원에 인수했다. HS효성은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실리콘 음극재를 선정하고 2030년까지 이 분야에 1조5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경쟁사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대주전자재료는 포르쉐 등에 제품을 공급한 기술력을 앞세워 선제적인 시설 투자에 나섰다. 흑연 음극재 시장 강자인 포스코퓨처엠 역시 차세대 소재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 실리콘 음극재 연구개발(R&D) 비용을 대폭 늘리며 양산 경쟁에 들어갔다. 여기에 실리콘 음극재 사업을 접은 SK그룹 등 대기업의 재진입 가능성도 거론된다.

기업들이 음극재 소재 교체에 일제히 나선 건 공간과 밀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완전자율주행 전기차, 휴머노이드 로봇 등은 제한된 공간에 최대한 많은 에너지를 담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기존 흑연 음극재는 에너지 용량과 급속 충전 성능에서 한계에 봉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실리콘은 흑연보다 리튬이온을 열 배 이상 많이 저장할 수 있다. 충전 시간도 절반 이하로 단축 가능하다. 그동안은 높은 제조 비용과 양산 기술 한계 때문에 도입이 더뎠지만 관련 수요가 폭발하면서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휴머노이드 로봇과 도심항공교통(UAM) 등 엄청난 출력이 필요한 미래 시장이 열려 실리콘 음극재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며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업들의 서바이벌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