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도 공모펀드로 비상장 투자, BDC 시대 개막…17일부터 본격 시행

입력 2026-03-05 14:09
수정 2026-03-05 15:45
이 기사는 03월 05일 14:0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비상장 벤처·혁신기업에 투자하는 상장 공모펀드인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제도가 오는 17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이르면 오는 4월부터 일반 투자자들도 BDC를 통해 비상장 우량주에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비상장·코스닥 상장사 등에 대한 투자 비중을 60% 이상으로 의무화하고 금전 대여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등 모험자본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마련했다. 이와 동시에 공시·자산 평가를 한층 강화해 투자자 보호 장치까지 갖추겠다는 포석이다.비상장·코넥스 60% 의무 투자, ‘금전 대여’ 허용금융위원회는 BDC 도입을 위해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이 위임한 세부사항 등을 정하는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 법률 시행령, 금융투자업규정,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 업무·상장·공시규정을 개정했다고 5일 밝혔다.

BDC 도입 세부 방안에 따르면 BDC는 자산총액의 60% 이상을 비상장 벤처·창업기업, 코넥스 상장사, 시가총액 2000억원 이하 코스닥 기업 등에 투자해야 한다. 특정 분야 쏠림을 막기 위해 코스닥 상장사나 벤처조합 구주에 대한 투자는 각각 전체 자산의 30%까지만 인정한다.

공모펀드임에도 금전 대여(대출)를 할 수 있다. 증권 매입뿐 아니라 대출 방식을 통해 벤처기업에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다. 다만 무분별한 신용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대출 총액은 전체 주투자대상기업 투자액의 40% 이내로 제한한다. 금전 대여 타당성을 평가할 수 있는 내부 통제 체계도 반드시 갖춰야 한다.

안전성 확보를 위해 자산의 10% 이상은 국공채나 현금성 자산에 투자해야 하며, 나머지 최대 30%는 일반 공모펀드 운용 규제 내에서 자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BDC는 환매가 어려운 비상장 자산에 투자하는 특성상 최소 5년 이상의 만기를 설정해야 한다. 중도 환매가 불가능한 폐쇄형 구조인 만큼, 투자자 유동성 확보를 위해 설정·설립일로부터 90일 이내에 반드시 코스닥 시장에 상장해야 한다. 다만 전문투자자의 자금만으로 구성된 경우 상장 기한은 3년까지 유예한다.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는 만큼 일반 상장사와 비슷한 수준의 공시 의무도 부여한다. 코스닥시장에 펀드가 상장하는 것은 20여 년 만이다.

BDC 자산의 5%를 초과하는 규모의 자산 취득·처분·변동 시에는 공시해야 한다. 5% 초과 투자한 주투자대상기업에서 부도, 영업 정지, 회생, 해산, 합병 등 주요 경영 사항이 발생할 경우에도 즉시 알려야 한다.

BDC의 투자를 받는 비상장 기업에 대한 혜택도 제공된다. BDC의 투자를 받은 비상장 기업이 향후 기술특례상장을 추진할 경우 기술평가 가이드라인상 ‘자본조달능력’ 부문에 가점을 부여할 예정이다.

한국거래소는 BDC 증권 관련 상장 절차와 더불어 관리종목 지정 및 상장폐지 제도 등 엄격한 상장 관리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VC와 신기사가 BDC 운용업 인가를 신규 취득하려고 할 때 기존 금융투자업자 변경인가와 동일하게 완화된 요건을 적용한다. 신규 진입을 희망하는 벤처캐피털(VC)과 신기술사업금융업자(신기사)에 대해서는 원활한 진입을 위한 특례를 인정하기로 했다.

VC와 신기사가 BDC 운용업 인가를 신규 취득하려할 경우 기존 금융투자업자 변경인가와 동일하게 완화된 요건이 적용된다.

대주주 심사 범위를 최대주주로 한정하고 벌금형 요건도 5억원 이상으로 완화하는 식이다. 물적 요건으로는 최저 자기자본 40억원, 증권운용 전문인력 4명, 위험관리·내부통제·전산 전문인력 각 1명 이상을 갖춰야 한다.

공모 운용사 진입 시 인정되지 않던 VC·신기사의 벤처조합 업력과 수탁액도 인정하되, 일반투자자 보호를 위해 6년 이상 업력 및 3000억원 이상 평균 수탁액 요건을 적용한다.

금융위는 다음달까지 한국거래소 시스템 정비를 마치고 증권신고서 제출 및 상장 심사를 한다. 일반 투자자는 공모 시점에 판매 채널을 통해 가입하거나, 상장 후 MTS 등을 통해 주식이나 ETF처럼 실시간으로 매매할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모험자본 공급 확대와 투자자 보호라는 두 목표 사이에서 조화를 이루는 데 주안점을 뒀다”며 “BDC 제도가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