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아지는 산불·산사태…복구에만 100년 걸린다

입력 2026-03-05 15:54
수정 2026-03-05 15:56
최근 이상 기후의 영향으로 산림재해가 대형화·상시화하고 있다. 산불, 산사태, 산림 병해충은 3대 산림재해로 꼽힌다. 한 번 발생하면 생태계는 물론 국민의 생명과 재산까지 위협한다. 산림재해는 특정 계절의 문제가 아니라 연중 관리해야 할 국가적 과제가 되고 있다. ◇ 산불·산사태·병해충 경각심 가져야산불은 건조한 날씨와 강풍, 부주의가 결합할 때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한다. 작은 불씨 하나가 수천㏊의 숲을 잿더미로 만들고, 주택과 기반 시설까지 위협한다. 특히 봄철에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산불은 진화 인력과 장비를 분산시켜 피해를 키운다. 산불의 상당수가 입산자 실화, 영농 부산물 소각 등 인위적 요인에서 비롯된다는 점은 우리 모두의 경각심을 요구하게 한다. 산사태 역시 집중호우와 태풍이 잦아지면서 위험성이 커졌다. 나무가 뿌리째 뽑히고 토사가 마을을 덮치는 순간, 피해는 순식간에 발생한다. 산불로 숲이 훼손된 지역은 지반이 약해져 산사태 위험이 더욱 커진다. 산림 관리와 사전 점검, 취약지역 예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소리 없이 번지는 산림 병해충도 또 다른 위협이다. 소나무재선충병과 같은 병해충은 한 지역에 발생하면 빠르게 확산해 산림의 기능을 약화시킨다. 기온 상승은 병해충의 월동률을 높여 피해 범위를 넓혔다. 조기 발견과 방제, 건강한 숲 가꾸기가 근본 대책이다. ◇ 산불은 무엇보다 예방이 최선지난해 3월 경북에서 발생해 149시간 만에 진화된 역대급 초대형 산불로 인한 피해 면적은 9만9289㏊, 피해액은 1조505억원에 달한다. 복구비는 국비 1조1810억원, 지방비 6500억원 등 총 1조8310억원을 투입하고 있다. 지난해 경북 산불은 1986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큰 피해를 낸 산불로 기록됐다. 2246가구, 3587명의 이재민이 나왔다. 사유 시설 피해는 주택 3819동, 농기계 1만7265대, 농작물 2003㏊, 농·축·어업시설 1953개소, 어선 31척 등이고 공공시설은 마을 상·하수도 58개소, 문화유산 31개소 등 700여 개소가 피해를 봤다. 최근 10년(2016~2025)간 총 5291건의 산불이 발생해 총 피해 면적 14만4713㏊의 산림이 잿더미로 변했다. 아무리 애써 가꾼 산림도 산불이 나면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한다. 이를 다시 원상복구하는 데는 40년에서 100년이란 긴 세월에 걸쳐 막대한 노력과 비용이 들어간다. 우리나라는 봄철에 기온이 상승하면서 대기가 건조해지고, 지역에 따라 강풍이 부는 곳이 많아 산불 위험이 커진다. 강수가 여름에 집중되기 때문에 겨울부터 봄까지는 차갑고 건조한 대륙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겨우내 쌓인 낙엽이 건조해진다. 또한 겨울철에 눈이 많이 오지 않으면 건조한 낙엽에 불이 옮겨붙어 빠르게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 봄철에 전체 산불의 55.5%가 집중된다. 산불 원인은 사람에 의한 실화가 가장 크다. 날씨가 풀리면서 영농활동을 시작하고, 산지와 인접한 외부에서 논이나 밭두렁, 쓰레기를 소각하는 행위가 증가한다. 실수로 산불을 내더라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이와는 별개로 입목 피해에 대해 보상해줘야 한다. 인명피해가 발생하면 최대 무기징역에 처할 수 있다. 산림청 관계자는 “산을 찾는 등산객의 수가 많아지면 산불의 발생 위험이 덩달아 커진다”며 “산불은 무엇보다 예방이 최선의 대책이라는 안전 의식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백두대간 10년 청사진 제시산림은 탄소 흡수원이자 수자원 함양과 생물다양성의 터전이다. 한 번 훼손되면 복구에 수십 년이 걸린다. 산림재해는 예방이 최선의 대응이다. 작은 부주의를 경계하고, 위험 징후를 신속히 신고하며, 산림 보호 수칙을 지키는 시민의식이 절실하다. 우리의 관심과 실천이 푸른 숲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방패다. 이에 따라 산림청은 우리나라 산림보고인 백두대간을 국가적 생태자산으로서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제3차 백두대간 보호 기본계획(2026~2035년)을 수립했다. 계획은 백두대간의 핵심 생물종 지정, 경관·문화 지역 특화, 관리 효과성 평가제 도입 등 백두대간 생물다양성 가치 증진에 무게중심을 둔 게 특징이다.

산림청은 우선 기후·생물다양성 위기 대응 생태계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관계부처 간 자료 공유를 확대하고 정밀 조사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는 등 과학기술 기반 관리체계를 고도화한다. 산림생태계 기능 유지를 위해 핵심 생물종을 신규 지정하고 체계적 관리 방안을 마련한다. 백두대간 훼손지를 유형별로 구분해 여건에 맞는 복원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다원적 생물다양성 가치 증진과 포용적인 상생을 도모한다. 전국 6개 도에 조성된 백두대간 생태교육장을 중심으로 지역 고유의 경관자원과의 연계를 강화할 예정이다. 보호지역 주민을 백두대간 지킴이로 지정해 보호·관리 참여를 확대하는 등 산촌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백두대간을 조성해가기로 했다.

산림청은 백두대간 생태계 보호 기반에도 행정력을 모을 방침이다. 보호지역 주변의 보전 가치가 높은 지역을 발굴해 보호지역 확대 지정을 추진한다. 이번 계획에는 남북 및 국제 교류를 확대하는 내용도 담았다. 남북 관계 흐름에 맞춰 백두대간을 소통과 화합의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나아가 국제기구 등을 통해 백두대간 보전 우수사례를 공유하고 공동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으로 국제 협력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백두대간은 우리나라 생태계의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한 핵심적인 생태자산”이라며 “앞으로도 백두대간을 우리 미래세대에 온전히 물려줄 수 있도록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합리적인 보호·관리 정책을 시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