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AI 수혜' 서울전선, PEF에 팔린지 1년만에 매물로

입력 2026-03-05 14:43
이 기사는 03월 05일 14:4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산업용 전선 제조업체 서울전선이 사모펀드(PEF)에 인수된지 1년여 만에 다시 인수합병(M&A) 매물로 나왔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서울전선 매각 주관사로 선정된 대형 회계법인들이 복수의 PEF와 전략적 투자자(SI) 등 잠재 인수 후보들을 대상으로 투자안내서(티저)를 배포하며 매각 절차에 들어갔다. 앞서 지난해 12월 일부 투자자들을 상대로 시장 반응을 살피는 수준의 접촉이 이뤄졌으며, 최근 들어 매각을 추진하기로 방향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 대상은 최대주주인 유진프라이빗에쿼티와 우리프라이빗에쿼티자산운용 컨소시엄이 보유한 경영권 지분 80%다. 컨소시엄은 지난해 3월 서울전선 인수를 마무리했다. 당시 인수 가격은 1500억원(지분 80%)이었다.

시장에서는 컨소시엄이 빠르게 매각에 나선 배경으로 전선업 호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전력 인프라 증설 기대가 맞물리며 전력·전선 수요의 중장기 성장성이 부각되면서다. 이에 따라 PEF 사이에서도 전선·전력 기자재 자산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서울전선은 2024년 매출 2748억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 20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3038억원, EBITDA 257억원을 보이며 실적이 개선됐다. 서울전선의 몸값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최소 3000억원 이상으로 거론된다. 지난해 컨소시엄이 회사를 인수했을 당시와 비교하면 약 두 배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인수 후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 같은 거래가 성사될 경우 보기 드물게 이른 회수 사례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전선 몸값이 3000억원 안팎까지 뛴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이례적으로 빠르게 수익을 확정 짓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전선은 1968년 설립된 중견 전선 제조업체로 산업용 전력 케이블과 신재생 에너지용 케이블 등을 생산하고 있다. 0.6~35킬로볼트(㎸)급 중저압 전력 케이블을 중심으로 전력·선박·신재생 분야에 걸친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춘 종합 케이블 기업이다. 국내 대기업과 공공기관 등을 주요 거래처로 두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도 사업을 확대해왔다. 2008년 미국 지중배전(URD) 케이블 공급을 계기로 북미 시장에 진출했으며 현재는 미국과 캐나다 등을 중심으로 수출을 늘리고 있다. 회사 매출 가운데 수출 비중이 절반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설립 이후 오랜 기간 이후덕·이장열·이충열 공동대표 등 기존 오너 가문을 중심으로 운영돼 왔다. 경영권 매각 이후에도 컨소시엄과 기존 경영진이 지분 20% 가량을 보유한 채 공동 경영 체제를 유지해왔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