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도 '슈퍼사이클' 탔다…美 펜타곤이 찍은 L3해리스 [양지윤의 니가가라 나스닥]

입력 2026-03-05 13:00
수정 2026-03-05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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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사태를 계기로 방산주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다시 커지고 있다. 특히 미사일 재고 부족이 심화하면서 핵심 부품 기업의 수혜가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사일 부품 시장의 강자인 L3해리스테크놀로지스(LHX)에 월가가 주목하는 이유다.

5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L3해리스 주가는 올해 들어 21.11% 올랐다. 같은 기간 S&P500 상승률(0.16%)을 훨씬 웃돌았다. 전날에는 0.2% 상승한 368.7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단기적인 전쟁 특수라기보다는 수년간 이어질 미사일 증산 사이클의 초입에 진입했다는 기대가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L3해리스는 전자 장비와 통신 체계 등을 아우르는 시가총액 687억달러(약 101조원) 규모의 대형 방산 기업이다. 시장이 주목하는 건 미사일 부문이다. 이 회사는 2023년 '에어로젯 로켓다인'을 인수하며 진출한 미사일 추진 체계 시장에 진출했다. 미사일 사업부의 작년 기준 매출 비중은 13% 수준이지만, 회사 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부문으로 꼽힌다.

핵심 경쟁력은 고체 로켓 모터(SRM)다. L3해리스는 요격망의 핵심인 패트리어트(PAC-3)와 사드(THAAD) 등에 들어가는 SRM을 생산한다. 현재 미군이 도입한 주요 미사일의 약 75%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이 중 80%는 단일 공급사 지위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SRM은 미사일 산업의 대표적인 '병목' 구간이다. 생산 설비를 증설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대체 공급처도 제한적이어서다. 록히드마틴 같은 완성 무기 업체가 생산을 늘리려고 해도 추진체 공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증산이 어려운 구조다.

SRM 수요는 꾸준할 전망이다. 중동과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며 전 세계 미사일 재고 소모 속도가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미사일 방어망 '골든 돔' 구축 계획으로 단순한 재고 보충을 넘어선 구조적인 수요 확대가 예상된다. 미 국방부 주도하에 주요 요격 미사일 생산은 향후 3~4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주가 상승을 견인할 추가적인 모멘텀도 대기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하반기 미사일 사업부를 분할 상장하고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 규모의 미 국방부 지분 투자를 받을 계획이다. 고민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분사 일정이 가시화하면서 자회사 가치와 정부 지분 투자 이슈가 부각될 것"이라며 "분사하는 미사일 사업부는 가장 순수(pure)한 미사일 부품주의 지위를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잇따른 호재에 월가의 눈높이도 높아졌다. JP모간은 최근 L3해리스의 목표주가를 395달러에서 410달러로 올렸다. JP모간은 특히 미사일 사업의 성장성에 주목했다. 증산 등에 힘입어 미사일 사업이 2028년까지 두 배 가까이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얼라이언스번스타인 역시 목표주가를 406달러에서 435달러로 올렸다.

다만 긍정적 전망 이면의 리스크 요인도 존재한다. 생산을 단기간에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특수 원자재 조달 차질 등 공급망 병목 현상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또한 국방 예산 승인 과정의 정치적 변수와 행정적 절차로 인해 하반기로 예정된 분사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