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가 10년간 연구했다"…출시하자마자 '품절 대란' [이선아의 킬러콘텐츠]

입력 2026-03-05 11:00
수정 2026-03-05 14:32

세계 1등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는 지난 1월 독특한 신상품을 내놨다. 신발 밑창에 동그란 폼 20여개가 박혀있는 뮬(슬리퍼)와 운동화다. 이름은 '나이키 마인드'(Nike Mind). 투박한 지압 슬리퍼와 같은 외형이지만, 이 풋웨어는 한국에서 출시하자마자 1차 물량이 '완판'됐다. 2차 물량을 들여왔는데 남성 상품은 또 다시 품절된 상태다. 해외 리셀 시장에선 명품처럼 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이 투박한 지압 슬리퍼는 다름 아닌 '나이키의 선언'을 압축한 상품이다. 나이키는 2024년부터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에 시달렸다. 2025 회계연도 기준 매출은 463억달러로 여전히 세계 1등 스포츠 브랜드지만, 직전해 대비 10% 가까이 줄었다.

나이키의 구원투수로 온 엘리엇 힐 최고경영자(CEO)가 내놓은 해답은 '스포츠로의 회귀'다. 지난해 나이키 본연의 정체성인 스포츠와 퍼포먼스에 다시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존 도나호 전임 CEO가 나이키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포지셔닝한 것이 패착이었다는 판단에서다. 그 일환으로 사업부 조직도 여성, 남성, 아동 등에서 스포츠 종목별로 재편했다.



나이키 마인드는 그 정점이라고 할 수 있다. 10여년에 걸친 연구 끝에 내놓은 이 상품은 나이키 최초의 신경과학 기반 풋웨어다. 22개의 폼 노드가 움직임에 따라 발바닥 감각을 자극하면, 뇌의 감각 네트워크로 연결돼 경기 직전 스포츠 선수의 몰입과 집중을 돕는다는 설명이다. 영국 맨체스터 시티 FC 소속 선수인 엘링 홀란드가 실제 상품 개발 과정에 참여해 마인드의 퍼포먼스를 검증하기도 했다.

나이키는 이와 함께 다양한 컬래버레이션도 늘리고 있다. 최근 킴 카다시안의 브랜드로 유명한 '스킴스'와 손 잡고 요가, 필라테스 등 여성 운동복을 론칭했다. 지난달부터 서울 성수동에서 '나이키스킴스(NikeSKIMS)' 팝업이 열리고 있는데, 매일 입장 예약이 마감될 정도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선 "나이키가 영광을 되찾는 데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증권가에선 올해 2026 회계연도 기준 나이키 매출이 전년 대비 소폭 반등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나이키의 2026 회계연도 3분기 매출은 미국 현지 시간으로 이달 31일 공개된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