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기술은 사람 향해야"…AI 인재 직접 키우는 LG

입력 2026-03-04 17:20
수정 2026-03-05 00:40

LG그룹이 국내 기업 최초로 교육부 인가를 받은 석·박사 학위 과정인 ‘LG 인공지능(AI) 대학원’ 개원식을 열고, 본격적인 AI 인재 육성에 나섰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은 ‘사람 중심 경영’을 선언하고, AI 기술을 사용자의 삶을 개선하는 실용적 가치로 연결하겠다고 강조했다. ◇LG의 AI 철학은 “기술보다 사람” LG그룹은 4일 서울 마곡 K스퀘어에서 LG AI 대학원 개원식을 열었다. 구 회장은 신입생 전원에게 LG의 AI 모델 ‘엑사원’이 탑재된 신형 LG 그램 노트북과 함께 직접 작성한 축하 편지를 전달했다.

구 회장은 편지에서 “기술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의 미소’를 설계하는 따뜻한 도구여야 한다”며 “이는 결국 ‘사람’을 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LG 연구원들은) 매일 쏟아지는 기술과 풀리지 않는 알고리즘 속에서 수많은 밤을 지새워야 할지 모른다”며 “밤낮으로 흘릴 땀방울이 훗날 누군가에게는 다시 일어설 희망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사랑하는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여유가 될 것”이라고 했다. 글로벌 AI 패권 경쟁이 기술과 자본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지만, LG는 실제 사용자의 삶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구 회장은 실패에 대한 관용과 조력자로서의 역할도 자처했다. 그는 “실패는 해답을 찾아가고 있다는 증거이자 혁신으로 향하는 가장 정직한 과정”이라며 “실패에 굴하지 않고 상상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든든한 조력자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구 회장의 메시지는 LG의 창업정신 중 하나인 ‘사람 중심 경영’과 궤를 같이한다. LG 관계자는 “LG가 지향하는 차별적 고객 가치의 근간은 인재에 있다”며 “인재를 근간으로 성장해 온 LG의 DNA는 글로벌 AI 패권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난제 푸는 AI리더 키운다 LG AI대학원은 임직원을 대상으로 엄격한 선발 전형(코딩 테스트·AI 모델링 평가·심층 면접)을 거쳐 석사 과정 11명, 박사 과정 6명의 1기 신입생을 뽑았다.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 그룹 핵심 계열사 인재가 두루 들어갔다.

교육 과정은 석사 1년, 박사 3년 이상으로 구성되며 학비 전액을 회사가 지원한다. 특히 박사 과정은 졸업 필수 요건으로 ‘SCI급 논문 게재’를 내걸 정도로 밀도 있는 연구성과를 내도록 독려하기로 했다. 교수진은 LG AI 연구원의 전문 인력 25명이 참여해 산업 현장의 데이터를 활용한 실전형 교육을 제공한다.

이홍락 LG AI 대학원장은 “기업이 직접 학위 과정을 운영하는 것은 대한민국 AI 인재 육성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며 “산업 현장의 난제를 해결하는 미래 AI 리더를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대학원 개원으로 LG는 △청소년(LG 디스커버리랩·청소년 캠프) △청년(LG 에이머스) △임직원(LG AI 아카데미) △전문가(LG AI 대학원)로 이어지는 ‘생애주기별 맞춤형 AI 교육 체계’를 완성하게 됐다.

LG AI 연구원이 개발한 AI 모델 엑사원은 정부가 진행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1차 평가에서 전 부문 1위를 차지했다. LG는 올 상반기 글로벌 최고 수준의 완성형 언어모델을 개발하고, 공모형 인턴 제도 등을 통해 국내 AI 혁신 생태계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