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대한민국 동계스포츠 설상 종목의 열악한 훈련 환경에 대한 쓴소리가 4일 나왔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하프파이프 간판 최가온 선수의 사례를 들며, 사계절 훈련이 가능한 '에어매트' 연습장 구축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 문체위 전체회의에서 "최가온 선수가 어린 나이에도 부상 투혼을 발휘하며 금메달을 획득해 국민에게 큰 위로를 주었지만, 정작 국내에는 훈련할 곳이 없어 1년 내내 일본에 가서 훈련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최가온은 지난달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제대로 된 훈련장소가 없어 답답함을 호소했다.
최근 동계 종목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내고 있는 일본의 경우 에어매트가 설치된 스키장이 20여 곳에 달한다. 유럽이나 미국 선수들조차 12개월 내내 훈련할 수 있는 곳이 드문 상황에서, 일본은 잘 갖춰진 에어매트 인프라를 바탕으로 빅에어, 하프파이프 등 설상 연기 종목에서 대단한 성취(금메달 5개 중 3개 획득)를 이루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이 의원은 최근 기후 변화와 경영 악화로 폐업하거나 축소 운영 중인 국내 스키장 시설을 활용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수도권의 베어스타운이나 천마산 스키장 등 기존 시설을 조금만 개보수해 에어매트를 설치한다면,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충분히 사계절 훈련장을 운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러한 인프라가 갖춰진다면 선수들이 해외에 나가서 쓰는 막대한 훈련 비용을 줄여 문체부와 대한체육회의 예산 절감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지역 관광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며 "열악한 환경에서도 성과를 내는 우리 선수들의 패기가 더해진다면 단기간 내에 일본보다 더 나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의 인프라 확충 및 내년도 예산 반영 요구에 대해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최 장관은 "이미 관련 건의를 받고 종목 단체와 세부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선수들이 훈련할 수 있는 시설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