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이 싸고 교통이 편해 신혼부부와 직장인 등 30대가 많이 찾아옵니다. 매물이 15억원 이하인데 호가도 조금씩 오르고 있습니다.”(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D공인 관계자)
서울 구로·성북·강서구 등 중저가 아파트 밀집 지역에 30대의 매수가 몰리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담보대출 최대 6억원 제한 등 대출 규제가 강화된 뒤 나타난 현상이다. 전·월세 부담에 집을 장만하려는 청년이 늘고 있어 교통이 편한 서울 강북과 외곽의 중저가 단지가 당분간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구로·성북, 30대 비중 40%대
4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구로구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 등) 매매 586건 중 41.8%인 245건은 30대가 매수자였다. 지난해 2월(29.1%)보다 12.7%포인트, 1년 평균(32.6%)보다는 9.2%포인트 뛰었다. 성북(41.2%), 서대문(38.7%), 강서(37.8%), 노원(37.3%), 동작(36.9%), 동대문(35.4%), 관악(35.2%) 등도 지난달 30대 매수 비중이 30%를 웃돌았다.
1년 전보다 30대 비중이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곳은 관악구(12.8%포인트)였다. 구로에 이어 동대문(10.9%포인트), 중랑(9.2%포인트), 강서(7.5%포인트), 은평(6.1%포인트), 금천(5.6%포인트), 노원(5.0%포인트)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한강 벨트인 광진(32.8%→21.7%), 성동(41.7%→31.7%) 등은 비중이 줄었다. 경기에선 광명(42.4%), 용인 수지(41.4%), 구리(34.2%), 하남(32.6%) 등에서 30대 매수 비중이 커졌다. 양지영 신한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작년 ‘10·15 대책’ 이후 대출이 최대 6억원밖에 나오지 않아 보유 현금이 많지 않은 청년층은 중저가 아파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30대 관심 지역 집값도 올라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구로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7억3309만원이었다. 성북(9억4620만원), 강서(9억700만원), 관악(8억7989만원), 노원(5억9601만원) 등도 강남(23억703만원), 성동(17억1513만원), 마포(13억2422만원) 등 인기 주거지보다 낮았다. 담보인정비율(LTV)이 40%여서 10억원 아파트는 대출을 최대 4억원 받아도 현금 6억원이 있어야 한다. 생애 첫 주택 구입은 LTV 70%(최대 6억원)가 적용돼 필요한 현금을 4억원까지 줄일 수 있다. 실제로 구로구 30대 집합건물 매수자의 76.3%는 생애 첫 부동산 구입이었다. 노원(84.9%), 중랑(75.8%), 동대문(70.7%), 관악(69.6%) 등도 이 비율이 높은 편이다.
30대 매수 비중이 큰 곳은 교통이 편하다는 게 공통점이다. 구로 주거지는 구로역(1호선)과 신도림역(1·2호선) 등을 끼고 있는 데다 여의도와 시청, 강남 접근성이 좋다. 신도림역 역세권인 ‘동아2차’ 전용면적 59㎡는 지난달 최고가인 13억2000만원에 손바뀜했다. 강서, 관악, 성북 등도 역세권 단지를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오름세다.
집값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관악(2.8%), 성북(2.4%), 강서(2.2%), 구로(2.1%) 등이 올해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전·월세 물건 감소로 청년층이 집 매수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며 “교통 여건이 좋은 중저가 지역에 관심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