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에 건설업계 긴장…"공사비 상승 우려"

입력 2026-03-04 16:52
수정 2026-03-04 23:54
미국과 이란 전쟁에 따른 중동 불안으로 건설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하면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공사비 상승과 주택 공급 위축 현상이 벌어질 수 있어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이란 사태로 글로벌 원자재값이 급등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날보다 4.7% 오른 배럴당 74.56달러에 마감했다. 최근 3일 동안 14.3% 올랐다. 호주 뉴캐슬 석탄 선물은 t당 135달러로 3일간 16.6% 상승했다. 이은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상승은 국내 건설사에 원가 부담이라는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아스팔트와 페인트 같은 석유화학 자재비는 물론 시멘트 제조에 필요한 연료비, 건설장비 가동용 경유 가격도 올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동안 횡보하던 건설공사비는 최근 오름세로 돌아섰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한국은행의 산업연관표와 생산자물가지수, 대한건설협회의 건설 임금 등을 기초로 산출하는 건설공사비지수는 지난 1월 133.28로 전달보다 0.44% 뛰었다. 2024년 이후 보합권에 머물던 지수는 작년 9월부터 5개월 연속 오름세다. 이 기간 상승률은 1.8%에 이른다. 강태경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건설협회가 노무비를 발표하는 1월과 9월 오름폭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며 “공사비지수에 영향을 가장 많이 주는 것은 유가”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때 여파가 반복되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겹쳐 WTI는 그해 3월 배럴당 123.7달러까지 치솟았다. 공사비지수는 2021년 15.0%에 이어 2022년 6.8%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공사비 급등으로 여러 사업장에서 갈등이 빚어지고, 공사 중단 사태까지 벌어졌다”며 “중동 불안은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 중견 건설사 사장은 “유가 상승과 외국인 근로자 충원 문제로 공사비가 다시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분양가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1월 서울 민간 아파트 3.3㎡당 분양가는 5274만원으로 역대 최고치였다. 1년 전(4413만원)보다 19.5% 올랐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