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등장한 천만영화 ‘왕과 사는 남자’…책방·지자체도 신났다

입력 2026-03-13 14:41
수정 2026-03-13 14:42


장항준 감독의 ‘왕과 사는 남자’가 누적 관객 1221만 명을 넘어섰다. 오랜만에 등장한 천만영화에 지자체는 물론 책방도 들뜬 분위기다.

3월 13일 현재 ‘왕과 사는 남자’가 누적 관객 1221만명을 넘어섰다. ‘왕과 사는 남자’는 폐위된 단종이 영월 유배지에서 촌장과 마을 사람들을 만나 마지막 시간을 보내는 내용이다.

2012년부터 매년 국내에 누적 관객 1000만 명을 돌파한 영화가 나왔다가 지난해 끊겼다. 2년 만에 누적 관객 천만 등극이 확실시된 상황에서 영화의 배경이 된 강원도 영월군도 들뜨고 있다.

천만영화

‘천만영화’는 누적 관객 10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돌파한 작품이다. 한국 영화계에서 성공을 거둔 영화를 구분하는 지표로 쓰이기도 한다. 국내 천만 관객을 돌파한 첫 작품은 2003년 개봉한 ‘실미도’다. 그 후 2004년 ‘태극기 휘날리며’, 2005년 ‘왕의 남자’, 2006년 ‘괴물’을 끝으로 릴레이가 끊긴다.

3년 후 ‘해운대’가 2009년에 개봉해 다시 천만영화의 시작을 알리나 싶더니 2010년과 2011년에는 한국 영화계가 잠잠했다. 이어 2012년 ‘도둑들’과 ‘광해, 왕이 된 남자’를 시작으로 한국영화는 코로나가 시작된 2019년까지 매년 천만영화를 배출했다.

2020년과 2021년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해 영화 관람이 힘들었다. 이 기간을 제외하면 사실상 지난해가 한국영화 위기였다. 한국 영화계 위기는 늘 언급됐지만 지난해는 2012년 이후 천만영화를 배출하지 못한 첫해다.

2012년 천만영화 릴레이의 시작을 알린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사극이다. 이번 부진을 씻어내는 ‘왕과 사는 남자’도 사극이라는 점이 흥미롭다는 평가도 따른다.

아쉽게 천만영화 등극에 실패한 대표적인 국내 영화는 ‘검사외전’이다. 2016년 개봉해 누적관객 수 970만7581명을 기록했다. 국내 상영한 해외 작품 중에는 2018년 개봉한 ‘보헤미안 랩소디’가 994만8386명으로 가장 천만에 가까운 기록을 남겼다.

‘왕사남’의 파급효과

‘왕과 사는 남자’의 흥행으로 관련 서적 판매와 배경지 관광객이 늘고 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조선왕조실록’을 키워드로 한 도서 판매량이 증가했다. ‘왕과 사는 남자’가 개봉한 2월 4일부터 이달 2일까지 약 2.9배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시기 대비 2.1배 늘어난 수치다. 영화 흥행이 독서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고 풀이된다.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 ‘한 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 ‘왕이 들려주는 조선왕조실록’ 등이 판매 상위권에 올랐다. ‘조선왕조실록’ 시리즈 중에는 ‘세종 문종 단종’의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의 배경이 된 강원도 영월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2월 28일부터 시작된 삼일절 연휴 동안 총 2만6399명의 관광객이 청령포와 장릉을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청령포는 단종의 유배지로 영월군에 위치한 문화유적지다.
2월 중순 설 연휴에 방문한 인원도 4만4315명이다. 지난해 연간 방문객 26만3327명의 약 34%에 달하는 수치다.

이에 정부는 영월 내 바가지 요금을 점검하고 먹거리 위생도 강화한다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영월군청과 함께 3월 4일부터 13일까지 사전 위생점검을 실시했고 식품안심구역 지정도 추진했다. 청령포를 비롯한 인근 관광지 음식점 약 100곳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식약처가 업소의 위생 수준을 평가 후 우수 업소는 ‘식품안심업소’로 지정하는 방식이다. 음식점이 밀집된 지역에서 식품안심업소 비율이 60% 이상인 조건을 충족하면 된다.

박정원 인턴기자 jason2014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