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새 '830억' 늘었다…주가 폭락에 투자자들 몰린 곳

입력 2026-03-04 15:20
수정 2026-03-04 15:29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금 시장을 찾는 금융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국내외 증시가 급락하자 투자자들이 골드뱅킹과 실물 금 등 안전자산 매수에 집중하는 양상이다. 다만 달러 강세와 금리 인하 기대감 위축 등 복합 변수로 인해 금값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투자에 주의가 요구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골드뱅킹 상품을 판매 중인 국민·신한·우리은행의 지난 3일 기준 잔액은 총 2조435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설 연휴 직전 거래일 대비 하루 만에 836억원 증가한 수치다. 골드뱅킹은 계좌에 돈을 넣으면 국제 금 시세에 맞춰 0.01g 단위로 금을 매입·매도할 수 있는 예금형 상품이다.

골드뱅킹 잔액은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금값 상승 랠리에 힘입어 지난 1월 말 2조4434억원까지 불어났다. 이후 금값 조정기에 진입하며 지난달 말 2조3522억원으로 줄어드는 등 유출세를 보였다. 최근 중동발 전쟁 여파로 이달 들어 가파른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실물 금인 골드바를 찾는 수요도 늘었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 3일 하루 골드바 판매액은 약 70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달 하루 평균 판매액(28억원)을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문제는 전쟁 발발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에도 불구하고 금값 변동성이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거래소(KRX) 금 시장에서 금 시세는 오후 3시 기준 1g당 24만400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날인 3일 장중 25만2000원대까지 치솟으며 고점을 기록했으나, 하루 만에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달러 강세 등 매도 압력이 작용하며 금 시세가 출렁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통상 달러 가치가 오르면 달러 표시 자산인 금값의 환율 부담이 커져 글로벌 수요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유가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며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진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채권 등 수익형 자산과 달리 금은 보유 시 이자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다. 고금리 환경이 지속될수록 금의 투자 매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정학적 리스크라는 상승 요인과 강달러·고금리라는 하락 요인이 팽팽하게 맞섰다"며 "당분간 금 시장의 가격 변동성이 높게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