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재판 선고 일정 일치"…오세훈, '명태균 의혹' 첫 재판서 특검 직격

입력 2026-03-04 14:30
수정 2026-03-04 14:47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오세훈 서울시장이 첫 공판에 출석해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오 시장은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1심 판결이 나오도록 맞춰진 특검의 기소 시점에 대해 "무심히 넘기기엔 너무나 의심이 간다"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는 4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오 시장과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후원자인 사업가 김모씨의 첫 정식 공판을 열었다.

이날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오 시장이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 브로커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부탁한 뒤, 강 전 부시장에게 실무를 지시하고 김 씨에게 3300만 원 상당의 비용을 대납하게 했다"며 공소사실을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명씨는 총 10회(공표 3회·비공표 7회)에 걸쳐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이에 대해 오 시장 측 변호인은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부탁한 사실도, 부탁할 동기도 없다"며 특검의 주장을 반박했다. 변호인은 "당시 보궐선거에서 오 시장의 본선 경쟁력이 높다는 다수의 여론조사 결과가 이미 나와 있었는데, 굳이 창원에 있는 영세 업체(미래한국연구소)에 조사를 부탁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명 씨가 샘플을 부풀려 가짜 여론조사를 만든 것이 드러나 캠프 측에서 관계를 단절했다"며, 지인 김 씨의 비용 납부는 오 시장과 전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강 전 부시장과 김 씨 측 역시 "오 시장으로부터 명 씨와 상의하라거나 돈을 내달라는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이날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동 법원종합청사에 출석한 오 시장은 굳은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 서서 특검의 '표적 기소' 의혹을 제기했다. 오 시장은 "사건이 세간에 알려진 뒤 수차례 검찰에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으나 미뤄졌고, 결국 특검을 통해 정확히 선거 기간과 재판 기간이 일치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특검법상 1심 선고는 기소일(지난해 12월 1일)로부터 6개월 이내인 올해 5월 말까지 이뤄져야 한다. 오 시장이 5선 도전에 나서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6월 3일) 직전에 1심 결과가 나오는 셈이다. 오 시장은 "공교롭게 그렇게 됐다고 무심히 넘기기에는 너무나도 의심이 가는 대목이니 유심히 지켜봐 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재판부는 이날 양측의 모두진술을 마친 뒤 미래한국연구소 실무자이자 이번 사건의 핵심 제보자인 강혜경 씨를 불러 첫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