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시효 완성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은 ‘최초 기소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여러 범죄 행위가 하나의 범죄로 묶이는 경우에도 공소 제기 시점은 하나로 통일해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단체 등의 구성·활동)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 사건에서 범죄단체 가입 혐의에 대해 면소(기소를 면함)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사건은 김씨가 2015년 5~6월 범죄단체 ‘월드컵파’에 가입하면서 시작됐다. 검찰은 2024년 4월 11일 김씨를 범죄단체 일원으로 활동한 혐의로 먼저 재판에 넘겼다.
1심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했다. 김씨가 범죄단체 활동 혐의로 기소된 사건은 조직적 차원이 아니라 사적인 술자리에서 벌어진 우발적·감정적 시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이에 항소했고, 2심이 진행 중이던 2025년 6월 20일 공소장 변경을 신청해 월드컵파 가입에 따른 폭처법 위반 혐의를 뒤늦게 추가했다.
쟁점은 추가된 범죄단체가입 혐의의 공소시효(10년) 만료 여부였다. 2심 재판부는 범죄단체 활동 혐의에 대해서는 1심과 같이 무죄로 판단하면서, 새로 추가된 가입 혐의는 이미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보고 면소를 선고했다. 조직 가입 시점(2015년 5~6월)을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2015년 5월 1일로 가정할 경우, 공소장 변경이 이뤄진 2025년 6월 20일에는 10년이 이미 지났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우선 범죄단체에 ‘가입’한 사람이 그 구성원으로서 ‘활동’하는 경우 포괄일죄(여러 행위가 포괄적으로 하나의 구성요건에 해당해 하나의 범죄를 구성하는 것) 관계에 있다고 전제했다. 범죄단체 가입과 활동은 법적으로 별개의 범죄가 아니라 하나의 범죄로 평가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공소장 변경으로 포괄일죄 관계에 있는 범죄사실이 추가된 경우 공소시효 완성 여부는 공소장 변경 시점이 아니라 당초 공소 제기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사건에서는 김씨가 조직에 가입한 2015년 5~6월부터 10년이 지나기 전인 2024년 4월 기소가 이뤄졌으므로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