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태가 확전·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국내 증시가 폭락세다. 코스피지수는 장중 12.65%의 낙폭을 기록하는 등 가파르게 하락하다 5000선이 무너지기 직전 회생, 하락폭을 일부 만회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일 오후 1시40분 기준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00.86포인트(10.37%) 내린 5191.05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보다 3.44% 하락한 5592.59에 개장한 지수는 꾸준히 낙폭을 늘리며 한때 5059.45까지 후퇴했다. '오천피'까지 무너질 위험이었지만 가까스로 코스피는 낙폭을 일부 줄인 상태다.
급락장이 지속되면서 이날 장중 유가증권시장엔 매도 사이드카와 서킷 브레이커 모두 발동됐다. 개장 직후 코스피선물 프로그램 효력을 정지하는 매도 사이드카가 전날에 이어 또 한차례 발동했다. 그럼에도 지수가 급락세를 못 잡고 하락폭을 키우자 오전 11시19분12초를 기해 20분 동안 유가증권시장 매매를 중단하는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했다.
유가증권시장은 현재 외국인이 9456억원 매도 우위다. 기관과 개인이 7711억원, 242억원 매수 우위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전부 파란불을 켰다. 대장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8.66%, 6.18% 급락 중이다. 현대차는 12.77% 내림세다.
중동 확전 우려에 국제 유가가 급등한 영향으로 S-Oil만이 10.47% 급등세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현재 103.95포인트(9.14%) 급락한 1033.75에 거래 중이다. 한때 976.54까지 밀리며 '천스닥'을 밑돌았다.
이날 코스닥에도 개장 후 오전 10시31분6초께 매도 사이드카가 걸렸다. 이어 오전 11시16분33초를 기해선 20분간 코스닥시장 매매를 중단하는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됐다.
개인이 1조445억원 매도 우위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5813억원, 4628억원 매수 우위다.
유가증권시장과 마찬가지로 코스닥 시총 상위종목들 역시 일제히 '마이너스'(-) 흐름이다. 대장주 에코프로는 14%대 급락세다. 알테오젠도 10% 넘게 하락하고 있다.
한편 연이틀 주가지수가 급락하면서 이틀 사이 1000포인트가량이 증발하자 투자심리도 한껏 얼어붙은 모습이다. 다만 증권가는 코스피 랠리의 동력이 훼손되지 않은 만큼 공황매도(투매)는 지양하라고 조언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무차별적이고 폭력적인 주가 하락세"라며 "장중 한때 기록한 12%대 낙폭은 9·11 테러 당시의 하락률(-12%)을 제친 것이기도 하다. 국내 증시 역사상 소수 사례에 해당하는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했단 사실만으로도 공포심리를 형성하기엔 충분한 분위기"라고 짚었다.
그는 "미국과 이란의 전쟁 불안 확대, 미국 사모시장 신용불안 지속 등 기존 악재에 더해진 건 없다"며 "과도하게 빠른 속도로 급등했던 만큼 유독 국장이 가파르게 내리고 있다. 외국인도 유동성과 환금성이 좋은 우리 증시를 일단 현금화 우선 대상에 놓은 모습"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코스피 하락의 정확한 종료 시점, 외국인 매도세의 정확한 중단 시점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지금은 '투매' 결정은 보류하는 게 맞아 보인다"며 "코스피 랠리의 동력인 이익 개선 전망이 훼손되지는 않았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