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연쇄 살인' 女, 사이코패스 판명…챗GPT 기록 '소름'

입력 2026-03-04 11:34
수정 2026-03-04 13:35

약물이 든 음료로 남성 2명을 잇달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 김 모 씨가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로 판명됐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김 씨에 대한 사이코패스 진단 평가(PCL-R) 결과 사이코패스 기준에 해당한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4일 밝혔다.

사이코패스 진단검사는 냉담함, 충동성, 공감 부족, 무책임 등 사이코패스의 성격적 특성을 지수화하는 검사다. 모두 20문항으로 이뤄졌으며 40점이 만점이다.

국내에서는 통상 25점을 넘기면 사이코패스로 분류하는데 김 씨는 이 검사에서 기준치 이상의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김 씨의 신상정보 공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전날 YTN 라디오에서 "수유동 모텔 약물 연쇄 살인 사건의 피의자가 범행 전 챗 GPT를 검색이 사이버 공간에 유일하게 남았다"면서 "술과 특정한 약물을 같이 복용하면 어떻게 죽을 수 있는지, 죽음에 이르기까지 얼마 정도의 양이 필요한지라든가 구체적인 그런 내용을 확인하고 싶어 했다. 예전에 SNS 기록 검색은 사실은 단어 위주의 검색에만 지나치는데, 단순한 AI는 구체적인 의도와 행동 실천 방법까지 시간상으로 나열하기 때문에 범행 의사가 확인되고, 범행 수법도 명확하게 학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스모킹 건'이 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사이코패스의 특징 중의 하나가 타인의 고통을 알지 못하고 공감 능력이 없어 잔인한 성향을 보인다"면서 "처음에는 의식만 잃었다가, 그렇게 안 되니까 어떻게 하면 죽음에 이르기까지 할 수 있는 방법을 확인하게 되고, 또 그런 걸 실천에 옮기고, 점점 이 수법의 강도가 진화하는 것을 보면, 공감 능력이라고는 전혀 없고 죄의식이라고도 없는 사이코패스적 성향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의자가 젊고 남성들에게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그런 여성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도대체 왜 죽였지라는 궁금증이 있다"는 사회자의 질문에 "정상적인 사회인으로서 정상적인 삶을 구가하고 있는 여성 같지는 않아 보인다"면서 "SNS라는 사이버 공간에서는 팔로우라든가 좋아요를 눌러준다든가 하는 것이 자신의 현실 세계에서 인정받지 못한, 자신의 문제가 있었던 것이 이런 사이버 공간에서 상당한 인식을 받고, 인정받고 있다는 것이 그런 자신감을 키워주고, 이제 그걸 통해서 남성들에게 그런 현실 세계에서 자신이 그런 SNS상의 지위나 신분을 확인하고 싶어 했을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 확인의 방법으로써 남성을 지배하고, 조정하고, 통제하는 것. 이것이 통제되니까 훨씬 더 그런 쾌감을 많이 느꼈을 것이다"라며 "그런 유형의 어떤 범죄 전력 과정, 발달 과정을 거친 여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했다.

이 교수는 체포되는 날까지 SNS를 올린 피의자와 관련해 "SNS에 중독된 사람들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 듣고 싶은 것만 보고 듣는다"면서 "지나치게 과장되거나, 지나치게 이상적인 그런 말과 행동을 SNS를 통해서 자랑하고 과장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일단은 우리 좀 면밀하게 살펴보고,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상 공개 여부와 관련해 "심의위원회가 열렸을 때 비공개로 결정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사건의 당사자인 피해자나, 피해자 유가족으로부터 신상 정보 공개 청구권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어쩌면 가장 바람직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은 특히 여성이라는 것, 또 하나 잔인하지 않다고 얘기하는데 사실은 수법의 잔인함이 칼을 쏘고, 총을 쏘고 피를 흘려야만 잔인한 게 아니라 여성 범죄자가 남성을 상대로 할 수 있는 가장 잔인한 살해 방법이 독살"이라면서 "이 범죄가 잔인하지 않다고 판단한 기준이 조금 문제가 있었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고 짚었다.

이 교수는 신상 공개가 범행 동기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해외 사례를 들며 "다른 사람의 행위가 어떤 보상과 처벌을 받는가를 보고 자신의 행위를 학습하고, 범행을 행동으로 옮길 것인가 말 것인가를 정하는 것이 우리 사회 학습 이론이다"라며 "이런 일을 하니까 온 언론에서 얼굴 그대로 다 공개하고, 공개적으로 망신을 준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면 적어도 열에 하나라도 범행 동기가 줄지 않을까"라고 전망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