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브리지 콜비 미국 국방부 정책차관은 3일(현지시간) 미 상원 군사위원회가 개최한 국방전략(NDS) 관련 청문회에서 유럽과 한국 등에 해당 지역에 대한 재래식 방위 책임을 담당하도록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콜비 차관은 "부유한 유럽 동맹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유럽 지역에 대한) 재래식 방위를 주도하는 '나토 3.0' 모델로 나아갈 것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한반도에서도 동맹국인 한국이 북한에 대해 이와 같은 조치(재래식 방위 담당)를 취할 것을 촉구하는 중"이라고 했다.
그는 "유럽과 한국 등 동맹국들은 모두 이에 동의했고, 이런 방향에 맞춰 나아가고 있다"고 했다. "도전적인 과제이지만, 이제는 동맹국이 이를 잘 수행하도록 돕고 이런 전환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이행하는 실무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 공개된 NDS는 북한에 대해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했지만, 예전처럼 북한 비핵화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콜비 차관은 러시아나 북한에 대한 억지력 약화를 시사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전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무시하거나 축소하는 것이 아니라 동맹의 기본 구조와 협력하는 방식으로 우리(미국)의 전반적 전략을 배치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러시아 및 북한의 핵 위협을 "주요 실존적 위협"으로 규정하며, 위협이 커질수록 동맹국과의 방위 분담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콜비 차관은 이어 지난 1월 말 차관 취임 이후 첫 방문 외국으로 한국을 선택한 점을 거론하며 “그들(한국)이 북한에 대한 주요 재래식 책임을 맡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이들(러시아와 북핵 위협)에서 손을 떼겠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현실적으로 그들이 주도권을 쥐는 것을 지켜보겠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 양국은 지난해 국방부 장관급 회담과 한미 정상회담 등을 통해 전시작전권을 한국이 다시 가져오는 문제에 대해 상당히 교감을 이뤘다. 다만 구체적인 전작권 전환의 시점은 한국의 '준비 태세'에 대한 평가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콜비 차관은 이란 전쟁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과 군사 작전의 목표를 고려할 때, 이는 분명히 국가 건설이 아니다”라며 “끝없는 전쟁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작전의 목표에 대해 “우리와 미군 기지, 미군, 중동과 다른 지역 동맹국 및 파트너에 대한 이란의 군사력 사용 능력을 해결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며 “이는 주로 이란의 미사일 전력에 관한 것”이라고 했다.
콜비 차관은 리드 의원이 이란 정권 교체가 아무것도 아니었다면 왜 작전의 1차 목표가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제거였느냐고 묻자 “나는 그것들(하메네이 등 이란 지도부 제거)이 이스라엘의 작전이었다고 말한 것”이라고 했다.
전날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의회를 찾아 대 이란 작전에 관해 설명한 후 기자들에게 이번 작전이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기로 했고, 이 경우 이란이 미국을 공격할 것이 자명했기 때문에 피해를 줄이기 위해 신속하게 공격을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도 "이스라엘은 미국의 지원이 없더라도 공격을 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는 하메네이 제거라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숙원을 이루는 데 미국이 '동원'된 듯한 뉘앙스를 남긴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집단 내에서는 이것이 어떤 점에서 미국 우선주의인가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