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왕이 사는 남자' 흥행이 출판 시장과 관광지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천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면서 극 중 단종의 이야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관련 역사서 판매와 유배지 방문객도 함께 늘어나는 모습이다.
4일 교보문고에 따르면 영화 '왕이 사는 남자'가 개봉한 지난달 4일부터 이달 2일까지 약 한 달 동안 '조선왕조실록'을 키워드로 한 도서 판매량은 개봉 이전 기간보다 2.9배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2.1배 늘어 영화 흥행이 독서 수요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판매 상위권에는 대중 역사서가 이름을 올렸다.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 '한 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 '왕이 들려주는 조선왕조실록' 등이 독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여러 권으로 구성된 이덕일의 '조선왕조실록' 시리즈 가운데서는 '세종 문종 단종' 편이 특히 주목받았다.
단종을 주인공으로 한 고전소설 '단종애사'도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이광수가 1928년부터 1929년까지 동아일보에 연재한 작품으로, 작가 사후 70년이 지나 저작권이 소멸된 상태다.
영화 개봉 이후 출판사 새움이 새 판을 선보였고 열림원과 더스토리도 출간을 앞두고 예약 판매를 진행 중이다.
먼저 나온 새움판 '단종애사'는 지난 3일 기준 교보문고 소설 부문 일간 베스트 22위에 오르며 전날보다 14계단 상승했다.
영화 인기는 관광지에도 영향을 미쳤다. 강원 영월군에 따르면 삼일절 연휴였던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일까지 사흘 동안 단종의 유배지인 청령포와 장릉을 찾은 관람객은 총 2만6399명으로 집계됐다.
설 연휴 방문객까지 합치면 올해 들어 두 곳을 찾은 인원은 4만4315명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연간 방문객 26만3327명의 약 34% 수준이다.
특히 청령포 방문객 비중이 전체의 약 6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월군은 최근 영화 '왕이 사는 남자'의 주요 배경으로 청령포가 등장한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영화 '왕이 사는 남자'는 폐위된 단종 이홍위(박지훈)가 영월 유배지 청령포에서 촌장 엄흥도(유해진)와 마을 사람들을 만나 교감하며 마지막 시간을 보내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4일 기준 누적 관객 940만7833명을 기록하며 천만 관객 돌파를 앞두고 있다. 2024년 '파묘', '범죄도시4' 이후 약 2년 만에 국내 영화 천만 관객 기록이 다시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