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해외 출장 일정을 미루고 4일 새벽 달러당 1500원을 넘어선 원·달러 환율 대응을 위한 긴급 회의를 열었다. 태국과 스위스 바젤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과 국제결제은행(BIS)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이 총재는 공항에서 발길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한은은 오전 8시30분 이 총재 주재로 '중동상황 점검 TF 회의'를 열고 간밤 런던·뉴욕시장에서 우리 환율이 급등락한 배경에 대해 논의하고, 주요국들과 우리나라의 환율변동 상황을 비교·점검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현재 상황에 대해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한은은 "환율이 1500원을 일시적으로 넘었지만 현 상황은 과거와는 달리 달러 유동성이 풍부하고 우리나라의 대외차입 가산금리 및 CDS 프리미엄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당분간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한은은 "중동상황 전개양상 등에 따라 환율 및 금리, 주가 등 금융시장 주요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외부 요인을 고려하더라도 환율 및 금리가 경상수지 등 국내 펀더멘탈과 괴리돼 과도하게 변동하는지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장심리가 한 방향으로 쏠리지 않도록 필요시 정부와 협조하여 적기에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태국으로 출국해 IMF가 주최하는 '아시아 2050 콘퍼런스'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급격한 환율 변동성이 나타나면서 일정을 미뤘다. 출국을 위해 공항까지 갔지만 발길을 돌려 긴급 회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총재는 환율 상황을 지켜본 뒤 이르면 오후 중 출국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