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나갔다 벼룩에 진드기까지"…봄철 반려견 산책 가이드 [황궁남의 반려동물백서]

입력 2026-03-04 09:13
수정 2026-03-04 09:14
겨울철 줄어들었던 활동량이 늘어나고, 따뜻한 햇살과 신선한 공기를 즐길 수 있는 봄은 반려견에게 가장 기다려지는 계절이다. 산책은 체중 관리, 근육 유지, 스트레스 해소, 행동 문제 예방 등 다양한 건강상의 이점을 제공한다.

하지만 봄은 기온 상승과 함께 환경 변화가 급격히 나타나는 시기다. 외부기생충의 활성화, 꽃가루 증가, 화학물질 노출, 독성 식물 등장 등 다양한 위험요인이 반려동물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보호자가 계절적 특성을 이해하고 대비한다면, 봄 산책은 더욱 안전하고 건강한 시간이 될 수 있다.



진드기·벼룩 등 외부기생충 위험 증가
기온이 10℃ 이상으로 올라가면 진드기와 벼룩의 활동이 시작된다. 특히 잔디밭, 하천 산책로, 숲길, 등산로 주변에서 감염 위험이 높다.

진드기가 위험한 이유는 단순 피부 자극을 넘어 다양한 혈액 매개 질환(바베시아 등)을 전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책 후 반드시 확인해야 할 부위로는 얼굴, 발, 다리 등 식물에 직접 접촉하는 부위이며, 이후 목 주변이나 겨드랑이, 사타구니, 발가락 사이 등 온 몸 구석구석을 살펴줘야 한다.

예방 방법으로는 우선 매달 외부기생충 예방약 투여하고, 산책 시 수풀·덤불 지역 접근을 최소화하며 산책 후 빗질 및 촉진 검사를 통해 평소 없던 물체가 몸에서 만져지는지 확인해야 한다.

혹시나 진드기를 발견했다면 억지로 잡아당기지 말고 병원 상담을 통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 진드기의 입 부분이 피부 안에 남으면 염증이나 감염이 지속될 수 있다.

꽃가루와 미세먼지로 인한 알러지 증가
봄철에는 꽃가루, 미세먼지, 곰팡이 포자, 황사 등 공기 중 알러지 유발 물질(알러젠)이 증가한다.

쉽게 관찰할 수 있는 알러지 증상으로는 우선 직접적으로 알러젠에 노출되는 부분의 알러지 증상, 즉, 눈물 증가 및 충혈, 발을 지속적으로 핥는 행동, 재채기, 콧물 등이며, 귀 염증 및 냄새, 피부 가려움, 발진,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관리 방법으로는 산책 후 발과 복부를 물티슈 또는 미온수로 닦고, 잘 말려주어야 한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산책 시간을 단축해야 하며, 증상이 사라지지 않고 반복된다면 알러지 관리 및 피부 장벽 개선 치료가 필요하다.

제초제·농약·화학물질 노출
봄철 공원과 아파트 조경 관리 시 제초제 및 살충제 사용이 증가한다. 쥐약(살서제) 섭취사고도 증가하는 계절이다. 추측되는 노출 경로로는 우선 잔디를 핥거나 뜯어먹는 경우, 약품이 묻은 식물이나 음식물을 섭취하는 경우, 그리고 드물지만 피부를 통해 흡수되는 경우다.

나타날 수 있는 중독증상으로는 우선 침이 과다하게 흐르고 기력 및 활동성이 떨어진다. 구토 및 설사가 동반되며 심한 경우 떨림, 경련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예방방법으로는 약품 살포 직후 지역 산책을 피하기, 산책 후 발을 꼭 씻어주고 잘 말려준다. 그리고 잔디를 뜯어먹는 습관을 교정해야 할 것이다.

독성 식물 및 이물질 섭취 위험
봄에는 새싹과 꽃, 열매가 많아지면서 반려견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반려견에게 독성이 있는 대표적인 식물로는 튤립 구근과 백합류, 철쭉 및 진달래, 수선화, 야생 버섯 등이 있다.

섭취 시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은 우선 침을 많이 흘리게 되고, 구토나 설사, 복통, 신경증상(버섯)이 나타나기도 한다. 산책 중 무언가를 급히 삼켰다면 증상이 없더라도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활동량 증가로 인한 관절·근육 부담
겨울 동안 활동이 줄었던 상태에서 갑자기 산책 시간이 늘어나면 근육통, 인대 손상, 관절 염증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주의가 필요한 경우로는 우선 노령견과 슬개골 탈구, 관절염 등 정형외과적인 병력을 가진 아이들이며, 당연히 비만인 아이들도 주의가 필요하다.

안전한 산책 방법으로는 처음에는 짧게 시작했다가 산책 시간을 점진적으로 증가시켜 주는 것이 좋다. 그리고 점프 및 계단 사용 최소화하고, 미끄러운 바닥을 주의해야 하며 산책 중간중간 휴식시간을 제공해 주면 좋다.

안전한 봄 산책을 위한 보호자 체크리스트
? 외부기생충 예방 여부 확인 ? 미세먼지 농도 확인 ? 산책 후 발과 털 관리 ? 이상 행동 여부 관찰 ? 물과 휴식 시간 확보

봄 산책은 반려견의 신체 건강뿐 아니라 정서적 안정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계절 변화에 따른 위험 요소를 이해하지 못하면 작은 문제가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보호자의 세심한 관찰과 예방 습관은 반려견의 건강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보호 장치다. 따뜻한 봄날, 안전을 준비한 산책으로 반려견과 더욱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 보자.

황궁남 원장은 서울 강서구 마곡 인근에서 '동물병원숲'을 운영 중인 17년차 수의사다. 동물들의 아픔을 덜고 보호자와의 소통을 중시하는 진료에 누구보다 진심을 다하고 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