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생후 4개월 된 아들을 욕조에 방치해 중태에 빠지게 한 3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남 여수경찰서는 아동학대중상해 혐의로 30대 여성 A씨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여수시 자택 욕실에서 생후 133일 된 아들을 욕조에 혼자 두고 TV를 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아이가 욕조에 빠진 뒤에야 이를 발견하고 119에 신고했다. 아이는 의식이 없는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며 끝내 사망했다.
병원 의료진은 아기의 몸에서 멍 자국을 발견하고 학대를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식탁에 부딪힌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부검 결과는 이와 달랐다.
지난달 28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숨진 영아 부모의 학대 정황이 담긴 홈캠 영상을 일부 공개했다.
당시 출동한 구조대원은 "'아기가 물에 잠깐 잠겼다'는 신고를 받고 갔다. 그런데 보자마자 모를 수가 없었다"면서 "멍이 너무 많았다. 무조건 맞았구나 싶었다"며 학대 정황을 증언했다.
수술을 집도한 의사는 "배를 열자마자 피가 쏟아져 나와 너무 놀랐다"고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수사에 나선 형사는 "초기 조사에서 부모는 학대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홈캠 영상을 확보한 뒤에는 살해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의료진은 "왜 아이를 짐짝처럼 다루느냐"며 끝내 눈물을 쏟기도 했다.
홈캠 영상에는 친모가 생후 4개월 된 아이를 바닥에 내던지듯 내려놓거나 발로 얼굴을 누르는 등 충격적인 장면이 담겨 시청자를 경악하게 했다.
부검 결과 아이의 몸에서는 무려 23곳의 갈비뼈 골절과 뇌출혈이 발견됐다.
개복 수술 당시 아이 배 안에는 500cc에 달하는 혈액이 고여 있었으며 이는 강력한 외력에 의해 장기가 찢어지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상태였다.
해당 사건은 어린 생명을 지키지 못한 비극으로 큰 공분을 샀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들 부부의 신상이 퍼져나갔으며 웨딩사진도 공유됐다.
A 씨는 현재 아동학대살해 혐의로, 남편 B 씨는 아동학대방임 혐의로 기소됐다.
방임 혐의로 기소된 A씨의 남편이자 아이의 친부는 학대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A씨 부부는 피해 아동보다 1살 많은 첫째 아이도 함께 양육하고 있었는데, 첫째 아이에게서 학대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첫째 아이도 동생의 학대 현장을 목격했기 때문에 심리 치료가 필요해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측은 "홈캠 학대 영상을 보고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며 "세상의 어떤 엄마, 아니 어떤 사람도 4개월 된 아기를 그렇게 거꾸로 들고 다니고 집어던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친부는 아기가 학대당하는 모습을 다 보고 있었으면서도 일절 말리지 않고 연년생 첫아이를 안고 나가는 회피, 묵인, 동조의 행동을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A씨 부부는 지난해 12월 초부터 지난달 말까지 거의 매일 재판부에 반성문을 제출하며 감형을 위해 노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협회 측은 "악어의 눈물 같은 반성문에 속지 않도록 우리가 '엄벌 진정서'로 응징해주자"며 사건번호와 피고인 이름, 진정서 형식 등을 공유했다.
SNS 등 온라인에선 A씨 부부라며 이름과 사진, 블로그 게시물 등이 퍼졌다.
한편 A씨에 대한 결심공판은 오는 26일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