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전쟁의 포화가 글로벌 증시를 덮치면서 세계 1위 방위산업체 록히드마틴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에 이란이 반격에 나서면서 패트리엇(PAC-3),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등 이 회사의 미사일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미국 일본 독일 등 주요 서방국은 국방예산 증강에 나섰다. ◇이란 반격에 패트리엇 재고 소진2일(현지시간) 록히드마틴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3.37% 오른 676.7달러에 마감했다. 이 회사 주가는 올 들어 40% 급등했다. 같은 기간 BAE시스템스, 레오나르도, 탈레스, 라인메탈 등 유럽 방산주가 대부분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충돌이 중동 전체로 번지면서 록히드마틴은 최대 수혜주로 급부상했다. 이란이 자폭 드론과 탄도미사일을 동원해 중동 내 미군 기지뿐 아니라 주요 국제공항까지 타격하는 ‘물귀신 작전’에 나서자 미국과 걸프 국가들이 이를 막기 위해 사드 및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을 대거 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타르는 이대로 가면 패트리엇 재고가 나흘 내 소진될 수 있다는 내부 분석을 내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록히드마틴은 지난해 패트리엇 미사일 600발을 생산했는데, 중동 지역에선 이미 수천 발이 발사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6월 이란과 이스라엘 충돌 때도 미군은 사드 2기를 배치하고 150발 이상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채운샘 하나증권 연구원은 “전쟁이 조기에 종료되더라도 이란의 후속 공격 가능성과 역내 불확실성에 대비해 중동 지역의 요격 미사일 수입이 중장기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요격 미사일 생산량 네 배로 늘려록히드마틴은 1995년 록히드코퍼레이션(1926년 설립)과 마틴매리에타(1961년 설립)의 합병으로 출범했다. 냉전 종식 이후 미국의 국방 예산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방산업계 구조조정을 사실상 용인한 것이 세계 최대 방산업체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이 회사의 사업은 크게 전투기, 헬기·레이더, 미사일·화기, 우주 등 4개 부문으로 나뉜다. F-35를 중심으로 한 전투기 사업이 매출의 4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최근엔 미사일과 우주 부문의 사업이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특히 사드와 패트리엇이 중심인 미사일은 이익률이 높은 알짜 사업으로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 국방 예산으로 1조5000억달러를 요구한 것도 록히드마틴의 주가 상승에 불을 붙였다. 올해(2025년 10월~2026년 9월) 국방비보다 50% 증액된 금액이다.
최근 록히드마틴은 미국 전쟁부와 사드 요격 미사일 생산량을 연간 97기에서 400기로 네 배로 늘리는 계약을 맺었다. 또 향후 7년간 패트리엇 PAC-3 미사일 생산량을 연간 600기에서 2000기로 확대하기로 했다. 패트리엇이 한 발에 약 400만달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연간 80억달러 수준이다. 짐 타이클렛 록히드마틴 최고경영자(CEO)는 “이 계약에서 생산과 수익 목표를 초과 달성하면 증가한 수익의 일부를 예비 생산이나 공장에 재투자하기로 미국 정부와 합의했다”고 말했다.
실적도 우상향 추세가 뚜렷하다.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시장 추정치를 뛰어넘었다. 전체 매출의 27%를 차지하는 F-35 전투기도 191대 인도돼 당초 목표치인 170~190대를 넘었다. 회사 측은 2026년 매출을 775억~800억달러로 전망했다. 전년 대비 3.3~6.6% 증가한 수치다.
최만수/한명현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