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충치가 여러 개 있거나 중증 잇몸염증을 앓은 아이들은 성인이 됐을 때 뇌졸중, 심근경색, 관상동맥질환 등 심혈관질환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덴마크 코펜하겐대 니콜리네 뉘고르 박사 연구팀은 3일 의학 학술지 국제심장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Cardiology)을 통해 56만8000여명을 대상으로 구강 건강과 성인기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관계를 20년 이상 추적해 이 같은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뇌고르 박사팀은 이전 연구에서 중증 잇몸질환이 있었던 어린이는 제2형 당뇨병 발생률이 최대 87% 높고, 충치가 여러 개인 경우에는 19% 높다는 사실을 보고한 바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1963~1972년 태어나 덴마크 국가 어린이 치과 등록부(SCOR)에 최소 두 차례 이상 등록된 56만8778명의 데이터와 1995~2018년 국가 환자 등록부의 심혈관질환 자료를 연계해 구강 질환과 심혈관질환 간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어린 시절에 심한 충치가 있었던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 위험이 남성은 32%, 여성은 45%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증 잇몸질환을 앓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남성의 경우 심혈관질환 위험이 21% 더 높았고, 여성은 31%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시간이 지나면서 중등도~중증 수준의 구강질환이 지속되거나, 구강 건강이 점점 악화하는 경향을 보인 집단에서는 심혈관질환 발생률이 유의미하게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구강질환과 심혈관질환 간 연관성에 대해 이 연구하는 원인을 규명한 게 아니라 통계적 상관관계를 확인한 것이기 때문에 확실한 기전을 제시할 수는 없지만 하나의 가설로 '염증'을 제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어린 시절부터 잇몸질환과 충치로 인해 높은 수준의 염증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이후 삶에서 몸이 염증에 반응하는 방식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면서 "덴마크 아동·청소년의 20%가 전체 치과 질환 환자의 80%를 차지한다. 어린이 치아를 치료한다고 해서 심혈관질환을 직접 해결할 수는 없지만, 구강건강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사람을 더 건강한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