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어 EU도 '전기차 유럽산 부품' 늘려야…車업계 '긴장'

입력 2026-03-03 15:23
수정 2026-03-03 15:25


유럽연합(EU)이 원산지 요건 강화 등을 담은 ‘산업가속화법(IAA)’을 추진하면서 국내 산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산 저가 수입품에 맞서 유럽 산업을 보호하겠다는 취지지만 전기차 등 국내 수출 제조업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4일(현지시간) 전기차와 에너지 집약 산업, 탄소 중립 기술 등 '전략산업'에서 보조금을 받거나 정부 조달 입찰에 참여하려면 일정 비율 이상 유럽산 부품을 사용해야한다는 내용을 담은 IAA를 발표한다.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해외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는 것과 비슷한 조치다.

IAA 제정으로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분야는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국내 완성차업계다. IAA가 최근 유럽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중국 전기차를 견제하려는 목적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상하이자동차와 비야디(BYD) 등 중국차 브랜드의 작년 유럽 시장 판매량은 전년보다 24.2% 증가한 82만대에 달했다. 이 기간 유럽시장 점유율도 5.1%에서 6.2%로 증가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 등 친환경차에 대해 유럽에서 조립하고, 배터리를 제외한 부품의 70% 이상을 유럽산일 때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U 집행위원회는 2027년 규정 발효 이후 2028년부터 원산지 요건을 강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원산지 요건이 강화되면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유럽 시장 판매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현대차·기아는 작년 유럽에서 판매한 전기차 18만3912대 가운데 82.8%인 15만2190대를 한국에서 만들어 수출했다.

현대차그룹은 작년 유럽에서 판매한 104만대 가운데 43.3% 가량인 45만대를 한국에서 생산해 수출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부품 범위에서 배터리가 제외된 것은 중국 배터리를 많이 쓰는 유럽 브랜드를 위한 조처로 보인다"면서 "현대차·기아 등 국내 완성차업계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