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보급형 '아이폰17e' 공개…'가격 동결' 승부수

입력 2026-03-03 14:54
수정 2026-03-03 15:07

애플이 보급형 스마트폰 신제품 아이폰17e를 3일 공개했다. 메모리 사양은 높였지만 가격은 1년 전 모델과 동일한 99만원으로 책정했다. 메모리반도체 가격 급등으로 경쟁사들이 출고가를 줄줄이 인상하는 상황에서 업계 1위인 애플이 ‘가격 동결’이라는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이날 애플은 4일부터 한국을 포함한 70여개 국에서 사전주문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오프라인 매장에선 11일부터 구매할 수 있다. 신제품은 저장용량에 따라 256GB(기가바이트), 512GB 두 종류로 출시된다. 가격은 256GB 기준 99만원(미국 가격 599달러)이다.

업계에선 애플의 이번 가격 책정을 사실상 가격 인하로 평가하고 있다. 메모리반도체값이 폭등한 상황에서 스펙은 높이고 가격은 올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이폰17e의 기본 저장용량은 256GB로 전작(128GB) 대비 두 배 늘었지만 가격은 99만원으로 동일하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저장용 반도체인 낸드플래시 가격은(범용 128Gb 16Gx8 MLC 기준) 지난달 평균 고정거래가격이 12.67달러로 작년 9월(3.79달러) 대비 3배 급등했다.

애플이 가격을 메모리값 급등을 흡수할 수 있는 것은 소프트웨어에서 나오는 75% 수준의 마진과 경쟁사 대비 낮은 하드웨어 원가 구조 덕분이다. 삼성, 샤오미, 화웨이 등 경쟁사가 구글의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가져다 쓰는 것과 달리 애플은 자체 iOS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다.

애플은 앱 다운로드 금액에서 개발자로부터 최대 30%를 수익으로 가져간다. 애플 클라우드, 애플뮤직 등 구독 사업(서비스 부문)에서도 매월 50% 안팎의 마진이 나온다. 하드웨어 경우에도 스마트폰 원가의 20~30%를 차지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자체 설계한다. 경쟁사는 AP의 대부분을 미국 퀄컴에서 조달한다.

신제품은 3㎚(나노미터·10억 분의 1m) 공정 기반의 최신 칩 A19를 탑재했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AI) 구동 성능을 개선했다고 애플은 설명했다. 카메라는 전면과 후면(4800만화소) 한 개씩 장착됐다. 화면은 6.1형(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적용됐다.

스마트폰은 가격에 따라 저가(50만원 이하), 중가(50만~100만원), 고가(100만원 이상)로 나뉜다. 아이폰17e는 보급형 프리미엄을 표방하는 모델으로, 삼성 갤럭시 S 펜에디션(FE)과 경쟁한다. 삼성이 지난해 9월 출시한 최신 갤럭시S25 FE의 출고가는 94만6000원이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