뎀나의 첫번째 구찌쇼…스트리트 감성 더한 실용적인 룩

입력 2026-03-03 14:31
수정 2026-03-03 14:32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구찌가 지난 27일(현지시각) 밀란 패션위크에서 아티스틱 디렉터 뎀나(Demna)의 첫 번째 구찌 패션쇼를 열고 ‘구찌 프리마베라(Gucci Primavera)’ 컬렉션을 공개했다. 이번 컬렉션은 구찌의 정체성과 다양한 취향, 패션 코드를 아우른다.

패션쇼는 대리석 조각상으로 둘러싸인 공간에서 진행됐다. 뎀나가 구찌 패션하우스를 바라보는 시각을 공간적으로 구현한 연출이다. 쇼가 진행되면서 흘러나오는 음악 역시 서로 다른 다섯 가지 장르를 통합 사운드로 뎀나의 비전을 반영했다.


이번 컬렉션은 실루엣, 텍스처, 소재에 신경을 썼다. 가볍고 자연스러운 움직임이 가능하고 신체 구조를 반영한 편안한 실루엣에 공을 들였다. 접합 부위에 솔기가 없는 심리스 가먼트를 통해 유려하게 몸에 밀착되는 피스들을 선보였다. 외부로 보이지 않도록 열로 마감된 가장자리와 정교하게 설계된 곡선형 헴 라인이 구찌 특유의 감각을 드러낸다.

컬렉션은 화이트 컬러의 얇고 유연한 원단으로 완성한 심리스 미니 드레스로 막을 올렸다. 같은 재킷이라도 어떤 스커트·레깅스 팬츠·트라우저 등과 매치하느냐에 따라 오피스에서 바(bar)에서까지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스타일을 제안했다. 액체처럼 흐르는 가벼운 소재로 재단한 테일러링 룩과 로우컷 재킷, 수평 포켓 디테일을 더한 트라우저는 스트리트패션 감각이 엿보인다.


뎀나가 지속적으로 탐구해온 새로운 가먼트 유형도 등장했다. 트랙수트와 드레스를 결합한 ‘트랙드레스’, 재킷과 탑을 하나로 통합한 울트라-핏 가먼트가 대표적이다. 레더 슈즈와 스니커즈를 결합해 스포츠카의 유선형을 연상시키는 슈즈도 눈길을 끌었다. 아우터는 버블 블루종과 봄버, 인타르시아 시어링 위에 풍성한 깃털 자수를 더해 존재감을 강조했다. 프레셔스 레더로 제작한 바이커 재킷과 슬림 팬츠는 자연스러운 착용감을 전면에 내세웠다. 르네상스 시대의 이상적 비례를 연상시키는 ‘아도니스’ 룩, 고대 그리스풍 드레이프를 적용한 스케이터 룩, ‘비너스의 탄생’을 떠올리게 하는 화이트 가운도 선보였다.


아이코닉한 구찌 '뱀부 1947' 핸드백은 한층 슬림한 실루엣으로 재해석됐다. 유연하게 이어 붙인 레더 조각으로 완성한 뱀부 핸들을 적용해 현대적 감각을 더했다. 하우스 아카이브에서 영감을 받은 미노디에르 클러치는 휴대전화와 필수 소지품을 수납할 수 있도록 실용성을 강화했다. 슈즈 라인업도 확장했다. 초미니멀 농구화 실루엣과 모카신 구조를 결합한 스니커즈, 레더 슈즈 특유의 경직된 느낌을 완화한 로퍼가 함께 제안됐다.

런웨이에는 에밀리 라타이코프스키, 비토리아 세레티, 리우 웬 등이 모델로 올랐으며 케이트 모스가 피날레를 장식했다. 현장에는 구찌 글로벌 브랜드 앰버서더 박재범, 박규영, 스트레이 키즈 리노를 비롯해 에스파 닝닝, 데미 무어, 패리스 힐튼 등 국내외 셀러브리티가 참석했다. 쇼는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전 세계에 동시 공개됐으며 구찌 공식 온라인 스토어와 유튜브, 구찌 앱에서 다시 볼 수 있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