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장기전세, 20년간 4만3907가구 공급…저출생 주거정책으로 발전시킨다

입력 2026-03-03 11:15
수정 2026-03-03 11:18

서울시가 2007년 도입한 장기전세주택이 20년간 4만3907가구를 공급하며 안정적인 주거를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한 해 동안만 보증금 약 10조원을 절감한 효과를 보였다. 서울시는 2024년 도입한 미리내집 등을 강화해 저출생 극복을 위한 주거정책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3일 장기전세주택 도입 20주년을 맞아 그간 공급 성과와 정책효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장기전세주택은 도입 후 현재까지 3만7463가구를 공급됐다. 2024년 선보인 신혼부부 특화 장기전세주택Ⅱ ‘미리내집’까지 합치면 총 4만3907가구를 공급했다.



장기전세주택은 인근 시세 80%로 최장 20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2년 단위 재계약시 보증금 인상률은 연평균 5% 정도 민간 대비 낮게 유지됐다. 장기전세주택의 평균 보증금(2025년 기준)은 서울 아파트 평균의 54% 수준이다. 2007년에 입주한 사람은 시세 대비 23% 보증금으로 거주하고 있다. 서울시는 "작년 한해 보증금 절감 규모가 10조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거주 세대의 평균 거주기간은 9.92년이다. 일반 임대차계약기간이 최장 4년인 것과 비교하면 2배 넘게 오래 사는 셈이다. 10년 이상 거주한 가구도 56%에 달했다.

입주민 중 일부는 장기전세주택에 거주하다 자가 마련에 성공하기도 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장기전세주택에 살다 나간 1만4902가구 중 1171가구(8%)가 자가를 마련했다. 서울시는 "주거비 절감을 통해 마련한 자산으로 주거 상향에 성공한 것"이라며 "본연의 취지인 주거 사다리 역할을 제대로 수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많은 장기전세주택이 시민이 선호하는 환경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철 반경 500m 이내, 도보 7분 이내 지하철역 접근이 가능한 역세권 주택이 45%에 달했다. 또 강변북로·올림픽대로 등 교통이 편리하고 한강변 조망, 녹지·한강공원 등을 이용할 수 있는 한강 벨트 단지도 61%였다.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는 83%였다. 500가구 이상 대단지 장기전세주택은 46%였다. 1000가구 이상 단지도 17%에 달했다.



특히 2024년 도입된 미리내집은 저출생 극복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금까지 2274가구 공급됐다. 미리내집은 입주 이후 자녀를 1명만 출산하더라도 소득?자산 증가와 관계없이 20년간 거주할 수 있다. 2자녀 이상 출산할 경우 20년 거주 후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주택 우선 매수 자격을 주어진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는 기존에 공급해 오던 ‘아파트형 미리내집’뿐만 아니라 한옥을 포함한 일반주택형, 민간임대주택에 대한 보증금 지원형 등 유형을 다양화했다. ‘비아파트 매입’을 통한 일반주택형은 최고 경쟁률 114대 1(평균 51.6대 1), ‘공공 한옥’은 최고 956대 1(평균 299대 1)을 기록하기도 했다.

보증금 지원형은 신혼부부가 살고 싶은 주택을 물색해 오면 보증금 일부를 무이자로 지원하는 방식(보증금의 30%, 최대 6000만원)이다. 지난해 총 700호가 공급됐다.



실제 효과도 나오고 있다. 입주자 설문조사 결과, 현재까지 미리내집에서 출생한 자녀는 총 82명이다. 응답한 입주자 84%(전체 216명 중 183명)가 ‘향후 가족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서울시는 "입주 기간이 길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미리내집의 당초 정책 취지에 맞게 출산 의향이 높게 나타난 점에 비춰 저출생 극복 효과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서울시는 오는 4월부터 미리내집에 ‘보증금 분할납부제’를 새롭게 도입한다. 보증금 분할납부제는 입주 시 보증금의 70%만 내고 나머지 30%는 유예해준다. 대신 거주기간 동안 시중보다 저렴한 수준의 이자만 내면 된다. 동시에 출산율 반등을 견인하기 위해 다자녀 가구에 대한 혜택을 강화하는 등 장기전세주택을 ‘서울형 저출생 대응 주거정책’의 핵심 축으로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다.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은 “장기전세주택은 지난 20년간 무주택 서울시민의 든든한 주거 사다리이자 임대료 상승 시기 안전판 역할을 해왔다"며 "앞으로도 시민 주거 안정, 저출생 극복을 동시에 견인하는 서울 대표 공공주택 모델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